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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어미의 말

가은혜



딸아 딸아


나 죽거든 풀무덤에 술 한 잔 내버리고

도망치듯 등보이지 아니하고


뒤란에 있는 독을 술병 삼아

갯벌구름이 철쭉빛깔로 물들도록

늙은 어미와의 빛바랜 오늘날을

가슴 저미듯이 노래해주련





외돌토리

가은혜



한발 한발 모두들 각 맞추어 손을 내젓는데

나는 땅에 뿌리를 내린 듯 우두커니 서있다


한겨울 살을 찢는 바람에 매맞는 나무처럼

나는 타들어간 입가에 고독의 총을 맞는다


그대들의 하얀 이는 쉴새없이 조잘대는데

나는 스스로를 지독한 외로움으로 가둔다


과연 어디에 속해있지도 의지하지도 못하는

나는 철장 잃은 앵무새 이 사회의 외돌토리





내 맘에 차고 쌓이는 것들

가은혜



그대 눈을 바라보면 하루에도 수 만 번

은하수가 되어 내 입에 차고 쌓이는 것을

행여나 고개 내밀까 장막을 내려요


여기에 휘몰아치는 수많은 낱말들을

막막하게도 이빨을 간질이는 시간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그대에게 전해주고파


흔하게 널브러진 글자로는

내 마음을 다 담을 수 없어서

어둠을 헤치고 숲의 둥지를 뒤지지만


당신에게 나지막이 내려놓을 고운 말이 없어서

저 너머로 다시 넘겨요





쉬엄쉬엄 오셔요

가은혜



아기 똥냄새 베인 은행잎으로

우리 집 텃밭이 노란 꽃밭을 이룰 때 즈음


바람을 타고 날아간 은행꽃 메아리를

큰 숨 들이마시며 품고 있을

사랑스런 나의 님


내 님 앞뜰에 심은 흐드러진 꽃들 중에

어떤 꽃의 향기를 가장 좋아하는지


오늘 아침에는 어떤 풀잎의 젖살을

당신의 고운 손길로 쓰다듬어 주었는지


길을 나서는 꼬부랑길에서는 팔을 내두르며

어떤 콧노래를 흥얼흥얼 거렸는지


내 님 입술에 걸터 앉아있던 노래가

어느 달빛어린 밤을 적신 나의 노래는 아닌지


찬찬히 서로를 그려가며

설레이게 종종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는 우리


오늘 밤 시골에 일렁이는 초롱불만큼이나 경이롭고

홀로 말없이 우뚝 서있는 솟대만큼이나 진중하며

파아란 마당을 이곳저곳 넘나드는 흰나비의 순수함을 닮았을

당신


쉬엄쉬엄 오셔요





노인

가은혜



당신의 습습한 손금을 닮은 외나무

얼마 못 가 그늘막을 찾아 숨을 고르는 그들의 눈에는

슬프지 않아도 물기가 어린다


부드러운 휴지로 닦아도 따끔시레 느껴지는 것은

가지마다 새겨진 쓰디 쓴 세월


철쭉꽃 지는 노을 한번 쉬이 보지 못하고

찢어질 듯 지하로 쏟아지는 머리카락

맑디맑은 동자에 눈부심을 담지 못하고

나는 왜 그리도 남의 발꿈치만을 좇았던가


주름 잡힌 스커트와 백구두 고이 모셔두고

그들의 가면 또한 깨져버린 걸까

이젠 그 누구보다 솔직해진다


미처 깨지 못한 눈꺼풀을 스치는 새벽바람의 파도

흐린 망막 뒤에 차려진 달콤한 그림

일렁이는 밤하늘에 잘 꾸며진 별들의 무도회


눈가를 적시기에

그들 앞에 그려지는 세상은 너무나도 촉촉하다





별빛에 앉아

가은혜



팔어귀가 시려오는 늦여름 밤

고개를 젖힌 나의 눈가엔

당신이 별이 되어 내려앉아요


저어 별만치 떨어진 당신을

손금 위에 모두 새겨

은하수를 흐르게 할 수는 없어도


등을 대고 올려다보면

쉬이 밤바람에 그댈 담을 수는 있겠지요


흑색 종이의 노란 크레파스 가루처럼

온 세상이 적막해지면 소란스런 별가루가

당신 눈썹에 흩날릴 테죠


그대도 이 시간

꼬리 긴 반딧불과 은빛새에게

마음을 빼앗겼으리라 믿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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