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심장
독도에 해가 떳다고 알려라
.섬기린초 도 피었다고 알려라. 너희들이 살고 있는 집.
수없이 짓밟힌 마당에 큰방가지똥 도 피었다고 알려라. 아침에는 매미와 벌이 날고
낮에는 때까치가 울더라고 알려라
독도야!
하나의 땅과 세 개의 물과 독도야
짙은 안개 속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 너를 볼 수 있을까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으로 떨리는 마음으로 도화지에
펜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독도여!
눈물과 피와 빨간빛 푸른 빛 깃발을 휘날리며 모습을 드러내라
갈매기와 꽃들과 깃발을 휘날리며 모습을 드러내라
독도여!
구절초피고 땅 채송화 피는 곳 우리가 지켜온 꽃밭에 바람은 불고
회색 구름 짙은 안개 속에서 슴새는 운다. 화사하게 핀 박주가리 꽃
여기 풀밭에 누워서 나는 두둥실 두둥실 탈춤을 추며 독도와 놀아보겠다.
희망숲
내 영혼의 숲에 비가 내린다
그리움으로 가슴까지 적시고
먼 하늘을 우러르면 내 혈관의 수맥을 따라
온몸으로 번져오는 이 짜릿한 단비의 향취
밤새워 비를 맞고 내 마음의 숲에 축축히 젖어
희망의 꽃을 피운다 잎새 마다 하나씩 파아란
꿈을 달아 새롭게 열리는 세상 속으로 일제히 달려가고 있다.
작은 소나무
높이 솟은 소나무들 사이에
아래로 움푹 꺼진 소나무 한 그루
다른 나무에 가려 햇빛을 받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유난히 영롱해 보이는 저 소나무
그 작은 소나무 자세히 들여다보니
밖이 아닌, 안으로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네
어떤 나무보다 깊은 뿌리를 내리며
어떤 나무보다 푸르른 잎사귀의 싹을 보이며
아름다운 소나무 한 그루
작지만 속 만큼은 어떤 큰 나무보다 단단한작은 고추가 아니라 작은 소나무가 매운조만간 싹을 틔워 푸르르게 잎을 틔울 작은 소나무아름다운 저 작은 소나무.
첫눈
언제나 첫눈 오는 날은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인다.
삭막했던 학창시절에도
첫눈을 쓸어내는 빗자루가 멈칫거리곤 했다.
잃어버린 길을 찾으려고
충혈된 눈빛으로 방황할 때
첫눈은 분노를 녹여주었다
첫눈은 한줄기 희망의 유혹으로 다가왔다.
언제나 첫눈이 오듯
언제나 삶은 새로이 시작된다.
한 번의 첫눈을 맞을 때마다 변해가는 나
수십 번 첫눈을 맞아도 여전히 변치않는 또 다른 나
오늘 또 한번의 첫눈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