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에는 우산을 내려놓아라
장화 신은 아가야
비 내리는 날에는 우산을 내려놓아라
네가 피는 우산이 꽃이 되지 않도록
저민 손 내밀어 이슬 한 움큼,
먼지 쌓인 주머니에 숨겨 두어라
안달난 망울들은 쉼 없이 쌓여만 가고.....
우산 끝에 멈춰선 가엾은 녀석들아!
비 내리는 날에는 우산을 내려놓아라
의심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 다
우물쭈물하다 일방통행인 미로에
갇혀버린 후
...........
갈팡질팡 아니 간 곳 없이
...................
내 시선은 길을 만들었고,
내딛는 발걸음이 벽을 세웠다
막다른 곳,
천장에 의심을 품고 손을 뻗자
길 잃은 까마귀 떼가 머리위로 날아갔다
손은 힘없이 고꾸라져 부러진 표지판을
부등 켜 안은 채 출구만을 바라보았다
봄은 오지 않는 다
기다리는 겨울에 봄은 오지 않는 다
꽝꽝 얼은 가슴을 녹이려
아랫목에 들어간들 봄이 온 것이라 착각하지 말아 라
지금 내 뛰는 가슴은 아랫목에
쩌 죽은 개미가 아니라,
봄꽃에 날아든 꿀벌에 박동 하였으니
혹여 추위가 영원토록 가시지 않는다면
한번쯤 의심도 해 보아라
겨울이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지난해 봄이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여행
해가 지지 않은 하굣길의 냄새는
왜 이리도 다른지.....
열대야의 차가운 공기에 취해
지도 뒷면에 표시된 우리 집을 향해 걸었다.
지나온 적 없던 수 백, 수 천의 길
지나간 신발은 후회를 남겼고
잊었던 기억이 달에 남긴 발자국을 지웠다
돌멩이
아이 생각, 아저씨 생각 모두
첨벙이는 돌멩이에 실어
저 맑은 곳에 던져 버리시오
신호등에 스쳐가는 인연 들 처럼
언젠가는 이 생각, 저 생각 쌓여
무거운 돌 고개 내밀면
온 님 생각 들어줄지 또 누가 알겠소
이동우
h.p 01035188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