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무엇일까 ?
뭐가 남고, 어떤 게 떠나는 걸까.
그 잔향은 어떠한 가치가 있고
얼마나 한 사람을 쥐고 흔들 수 있는 걸까.
그럼에도 우리는 왜 그것을 해야만 했나.
기필코 서로의 향기를 맡으며 얼마나 행복했던가.
봄 담요
이리와 누워
코 끝을 간질이던 꽃잎은 접어두고
툭툭 쳐내던 볼 장난은 관두고
네 세상 전부가 오직 나 인 것처럼
시소
우리 앞의 흔들리는 조명을 큰 손으로 덮었다.
어차피 동등할 수 없지.
그게 이리 아프구나.
네가 아래편에서 흙에 작은 발이 쓸리고
덩치 큰 내가 햇볕을 다 가려
네가 보는 건 내 어둠뿐일 때도
네가 위편에서 세상을 돌아보며
아-. 이리 환한 세상도 있구나
내 눈길조차 닿지 않을 때도
왜 나는 모든 순간이 저리도록 그리우면서도
가고 싶지 않을까.
나란 사람은
이 줄다리기가 어울리지 않는 이일까
나는 그러고 싶습니다.
노란 빛이 쏟아지던 아침입니다.
어머니
저는 시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책장 가득 나는 노래하고 싶었어요.
누군가 내 글을 읽고
머릿 속 온통 꽃밭으로 물들어
기분좋은 나날의 한켠이 되어본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어요.
사탕
나는 그 옆의 설탕덩어리를
이로 갉아 내며 먹어
침이 범벅되어 찬바람에 끈끈해져도
짠-.
똑 소리를 내며 부딪힌 왕사탕
난 그 날 감기에 걸렸어
너는 초록색은 싫다며
나에게 흙 묻은 손으로 건내지.
내 눈에 선하네
어쩐지
아직.
{그림 '안태영, 할머니가 주신 왕사탕' - 양림미술관 }
이름 : 나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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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늘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