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어린애>

by 은빛 posted Dec 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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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애 >

할머니의 울음소리를 듣고 
약하다 다그쳤다

시원치 않은 걸음걸이를 보면서
더 잘 걸을 수 있다고 압박을 했다

그리고는
내가 할머니를 위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진정
할머니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였다

할머니는 
오줌 보를 터트리면서
울음도 같이 터트렸다

나는 또다시 
화를 냈다
혼을 냈다

할머니가 어려졌다고 
약해졌다고 
동네방네 들리게
큰 소리로
소리쳤다

할머니가
부끄럽도록
더 크게 소리쳤다

할머니가 자그맣게 말했다
나는 이제 어린애야

나는 더 화를 냈다
너무 슬퍼서 화가 났다

그러자 할머니는
미안하다 미안하다 
한다

그깟 오줌 손에 좀 묻었다고
지랄발광을 하며
짜증을 냈다

그래도 할머니는
항상
이 세상에 우리 손자보다 착한 손자는 없어
라고 말한다

바보다
나는 바보다
할머니가 아니라
내가 바보다
내가 어린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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