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새벽부터 분주하신 엄마
아침은 따뜻하게 먹어야돼
우유 한잔도 데워서 꿀을 한 숟가락 넣어 주시고
밥솥에서 갓 나온 김 모락모락 달걀찜에
방금 구운 향기 솔솔 마른 김
고소한 들기름에 달달 볶은 새콤한 김치
다 먹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시는
분주했던 오전 시간이 지나고 찾아온 점심시간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
맨 아래 칸에는 두부 송송 버섯이 듬뿍 들어간 된장국
잡곡이 골고루 들어간 밥 위엔 달걀 프라이
세가지 칸으로 나뉜 반찬통엔
날마다 엄마의 정성이
전쟁터 같은 하루일과를 끝내고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면
문 밖에서 기다리시던 엄마는
아가 수고 많았다 포근히 안아주시고
집 안에는 맛있는 냄새가 그득하고
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와 방금 무친 고소한 콩나물
김장 뒤 말려 논 구수한 시레기 무국
삼시세끼를 차리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지만 그 고마움을 무심함으로 넘어갈 때가 많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다시 한번 반성합니다
그럼에도 엄마는 수고를 즐거워하신다
자식이 마딛게 먹는 모습에 사라지신다
모든 피로가 거짓말같이
내게 자격이 있을까!
내가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거짓을 말하진 않지만 진실이 아닐수도
내가 타인을 미워해도 괜찮을까
용서를 배우지 못했으면서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요
이직 그를 잘 알지 못하는데
나 자신도 사랑을 모르는데
이별을 말해도 될까요
나도 아직 이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내가 도움의 손이 될 수 있을까
겉치레가 된다면
그로 인해 상처 받는다면
내게 자격이 있나요
세상이 주는 잣대안에서 윤리와
정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한 사람이고픈 간절한 마음을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하고 싶을 때
슬프고 우울할 때
고요하고 경건하고 싶을 때
누군가가 내게 위로의 말을 듣기
원한다면
누군가로 인하여 기쁨이
넘쳐흐른다면
내게는 무한한 생명력이 가득한
것이다
잊지 못할 상주의 추억 경천대
탁 트인 가로수 길을 신나게 달리며
맑은 공기를 폐 속 깊숙이 들이 마시고
녹색의 싱그러움을 눈 안에 가득 담고서
지나친 곳은 의우총
의로운 소가 잠든 무덤이라는데
그 사연이 슬프고도 아름다웠다
경천대 입구에서 지인이 준비한 김밥과 과일주스는 달고 맛있었다
숲에 싸여져 있어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이 향기로웠다
경천대
풍경이 아름다워서 하늘도 놀랐다는 이 곳
짙푸른 소나무가 반겨 주었고
둥지 튼 어미 새가 울어주니
반가운 손님이라도 된 것 같은 생각에
노랫가락이 절로 나왔다
이윽고 오른 경천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장관은 눈으로만은 볼 수 없었다
가슴으로 머리로 아니 오장육부로
펼쳐져 있는 낙동강 상류
강과 기막히게 어울리는 작은 육섬들
물결을 휘닐리며 비상하는 보트들
한 동안 말이 없었고
곧이어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시간이 아쉬었다
더 오래 머물지 못함에 뒤돌아서 보고 또 보고
기억에 내 마음 속에 저장해 놓으리라
잊을 수 없는 상주의 추억
그 곳은 감사로 시작하고 감사로 끝을 맺습니다
사랑의 저장방법
사랑은 야채 칸에 저장해야해
싱싱한 채 바로바로 볼 수 있도록
사랑은 냉장실에 보관해야해
습관적으로 열듯이 자주자주
손이 가도록
사랑은 영하의 냉동실로
오래 간직할 수록 깊이깊이
마음속에서 되살아난다
성 명 : 사공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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