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서 -
1. 높은 곳
2. 연필
3. 태엽
4. 그대는 사랑하는가?
5. 옳은 일
높은 곳
멈춘 체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아
걸으니 더 많이 보이고
뛰니 더 빨리 보여
날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려 해도
그럴 시간을 안 주는 세상이 밉다.
연필
글 쓰는 것이 무섭고
글 짓는 것이 두려워도
지우개가 있으니 겁먹지 않았지
이처럼 세상도 되돌릴 수 있었더라면...
태엽
우린 똑같이 돌아간다.
더 좋은 라인에
더 중요한 부품이 되려는
기계도 되지 못한 그 부속품
그대는 사랑하는가?
그대는 이 땅을 사랑하는가?
이 땅에 바람이 당신 눈을 찌푸려도
그대는 이 땅을 사랑하는가?
그대는 바다를 사랑하는가?
바다의 파도가 모든 것을 앗아가도
그대는 바다를 사랑하는가?
그대는 세상을 사랑하는가?
사랑만을 할 수 없는 세상이라도
그대는 세상을 사랑하는가?
옳은 일
내게 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배워야 할 것이 있는데도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저 멍하니 시계만을 바라본다.
그러나 이것도 어찌 보면 옳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