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외할머니 사랑외 4편

by 흙사랑 posted Jun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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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연(010-5310-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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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사랑

시골 외할머니댁
딸 하나에 손주가 우리뿐
방학 때면 버선 발로 달려 나오신다


키우는 토종닭을 백숙으로
안 잡숫고 모아 둔 계란 찜에
농사 지은 감자 볶음으로


세숫대야만한 그릇
감자와 외할머니 사랑이 담긴다


매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감자 볶음 그리워
백세 가까이 사시다 가신 할머니가
여름이면 감자 밭에 오신다



한가위(仲秋節)

보름달에 소원 접어

절구 방아에 고이 펴서


송판에 시름, 걱정, 근심 넣어

사랑으로 기름칠 하고


주고 받는 인사와 덕담

동태전에 덧 씌우며


동동주로 추억 나누니

달달함에 가슴 발개진다



 하얀 솜사탕

일편단심(一片丹心) 민들레는
곁눈질 안하는 조신함이 명문가 자손 같아도


발 닿는 곳이 고향인걸 보면
지역 이기주의에 관여 않는 풀뿌리 가족이던가


잡초로 오해 받을까
노란 꽃, 하얀 솜사탕으로 화장 고치고


오가는 길  짓  밟혀도
되 살아 나는 질긴 생명력


가녀린 몸에 다 비우고 내 주며
나풀 나풀 멀리 날아 간다


잎이랑 뿌리 마져
약제로 내어 줌이 갸륵하여
머리 쓰다 듬어요



빗 소리

언제 들어도 다른 빗소리
어느 날엔
쫒기는 듯한 조급함이
어떨 적엔
낮잠 즐기고픈 여유로움으로


빈대떡 부치는 소리로
밥 끓는 소리로
달리 들린다.


어느 땐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달리 들리는 빗소리에서
여러갈래 마음이 보인다


마음 색깔에 따라 환하게 웃는 얼굴로
고운 미소로 어깨 쳐진 모습으로
달리 보이는 빗소리


팔을 한껏 벌리고 큰 숨 내 쉰다
무지개 색 세상 품어 보려고


소녀상(小女像)

덕(德)은 복을 의미 하고
업(業)은 화를 상징하나


마음의 사과 대신
몇푼의 엔화로 진실을 덮으려는
이웃에, 당신의 마음 어떠실까


시대에 덕(德)이 없고
이웃을 잘못 만난 업(業)에
굳어진 얼굴 언제 펴지실까


바쁜 삶일지라도
암흘한 역사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으며


얼어붙은 그녀의 한
꽃으로 달래 주나
어루 만져 녹여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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