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한낮 땡볕 햇살 내 눈 쑤셨다
어깨 앉은 빗줄기 한가닥 내 몸 밝혔다
우르릉 쾅 내 삶 무너지는 소리 들렸다
무심코 내려오는 빗줄기 내 사랑 적셨다
다른 끝을 찾는 사람들의 분주(奔走)한 세상
아침에도 저녁에도 내 영혼 비췄다
소나기, 그 후
1. 콘크리트
사라지듯 툭 튀어오른 방울 같은 날들
너무 오랫동안 단단하여 쉽게 바꾸지 못하는 생(生)
그런 날이 지고 있다
2. 진흙더미
저 세상 끝 떨어진 칼날 같은 방울
갑자기 들이닥친 변화에 유유히 스며드는 삶
실패한 첫, 사랑처럼 파인다
3. 무지개
서로 다른 인생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엇갈린 7가지의 목소리, 오늘도 아름다운 불협화음.
비둘기
자유를 바라며
날으는
새우리 안의
비둘기.
누군가,
열은 문을
차고 나오려는
날개짓.
푸른 허공
문 사이
흩어지는 그들의
한 맺힌
지저귐.
먹구름
몰려들어
그들을 버린
하늘.
비 뚫고
날아오르는
새우리 안의
봉우리.
그저 한번
몸부림치던
날개 안의
설레임.
그대로
밤 피어오르듯 별은
어제
그 자리에 빛을 내고
뜨거운 열기로 타오르는 사막에
오늘
목마름을 덜어내는
오아시스
사라지듯 기어이,
달아오르는 날빛
내일
또
그대로
펭귄
뒤로 막은
거대한 얼음덩이
앞은 출렁이는
푸르름
끝내
녹지 않는
바닥 위에 존재한
나의 일상(日常)
문득
흔들리는 몸짓에
동무들 지나가고
하늘을 우러르는
나의 일독(一讀)
조금
조금
뒤뚱이며
나아가는
나의 걸음은
파도 헤치며
부리로 부여잡는
파란 물결 물고기
잡으러 잡으러 잡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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