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 화양연화 외 네편

by 소리문 posted Jun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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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해바라기는 여름에, 수선화는 겨울에 꽃을 피우는 것처럼
식물은 저마다 일정한 계절에 꽃을 피운다

이처럼 식물이 자신의 계절에 꽃을 피우듯
사람도 자신의 계절에 자신만의 꽃을 피운다

꽃이 피지 않는다 걱정하지 마라
자신의 계절이 언제 오는지 염려하지 마라

때가 되면 언젠가 가장 찬란한 그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너만의 꽃이 피리라




밤하늘



캄캄한 밤하늘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내 두 발만 바라보고

묵묵히 걸어갔네


앞만 향해 달린 후

문뜩 뒤를 돌아보니

남아있는 이들은

아무도 없구나


캄캄한 밤하늘 속

작고 작은 별빛들이

파도를 이뤄 일렁이듯

내게 다가와 속삭여준다


고개를 들라고

하늘을 보라고

내게 고요히 말해준다


어둠이 내린 세계에서

반짝거리는 저 작은 별빛들이

날 위로해주는지

날 위해주는지

잘 견뎌냈다고 다 괜찮다고 

다정하게 내게 말 걸어 준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내게

마지막 빛이 되어주었고


아무도 없던 내 뒤에서

내게 빛을 비춰주었다


캄캄한 밤하늘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네가 비춰주어

나는 걸어갈 수 있었다






첫사랑


보기만 해도 볼 발그레

간지러워진 그 마음 가지고

내려오지 않는 입꼬리로

헤실헤실 웃어댔다


해같이 맑은 저 웃음에

구름은 사라지고

봄바람을 몰고 너는 내게로 날아와

한 송이의 꽃이 되었다


장미 같은 네 향기에 취해

그 향내를 마시고

너로 가득 채워진 내 마음을

다시 너로 채워본다





희망

푸른초원 위 푸르던 잔디가

아름답게 미소짓던 꽃들이 모두다

만개한적 없는 듯이 시들어버렸다


파란 하늘 위 춤추던 구름들이

따사롭게 날 비추던 해를 가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숨조차 작게 쉴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 나는 혼자이지만


어딘가에 네가 있기를 알기에

찾아주길 바라는 것을 알기에


그렇기에 나는 너를

무섭지만 나는 너를

오늘도 나는 너를

보이지 않는 너를


나는 너를 찾아보려 애쓴다





미소

밤하늘을 잊은 그대여

고된 일상에 치여

하늘 한번 보지 못한 채

오늘도 고개 숙여 걱정하나요


밤하늘의 작은 은하수 속

작은 별빛을 바라보며

사소한 일에 웃고 울었던

그 날들이 추억이 될 때면

다시 잊은 날들을 기억해 줄래요


사랑스럽던 날

봄날 같았던 날들을

하얗게 바래지기 전에

다시 한번 쳐다봐줄래요


아름답고도 순수했던

그날의 약속을 생각하며

당신을 위한 작은 행복을

얼굴위에 띄어 주세요






박예나/ys89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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