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불이 꺼져 어두운 계단을 올라가
해가 지고 어두운 건물 옥상에 서서
어두운 하늘을 바라본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어둡지만은 않다
그 사이사이에 빛나는 무언가가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내 눈앞에 하나 둘 나타난다
그 빛나는 것들을 담아놓고
눈을 감았을 때
비로소 밝은 것이 나타났다
어쩌면 내 어두운 일상은
저것들을 보기 위함이었다
다가간다
밤에 뜨는 해를 찾아
보이지 않는 당신에게
다가간다
한 발짝 다가가서
오늘은 아닌가 하며
다시 뒤돌아가고
한 발짝 다가가서
오늘도 아닌가 하며
다시 뒤돌아가고
구름은 알고 있다
내가 뒤돌아갈 때
당신은 나에게 오고 있었다는 것을
하늘은 알고 있다
당신이 뒤돌았을 때
나는 당신에게 가고 있었다는 것을
낮에 뜨는 달을 찾아
닿지 못하는 당신에게
다가간다
마음은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들리는 것도 아니고
잡을 수도 없다
보이지 않아서 계속 생각하고
들리지 않아서 더 귀 기울여 듣고
잡을 수 없어 소중히 한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너에게 다가가
들리지 않는 노래를
너에게 들려주고
잡히지 않는 손을
너에게 건넨다
나는 그렇게
너에게 마음을 전한다
그대의 나
그대가
가는 길 모른다면
나 그대만의 별이 되어
어두운 밤 하늘
제일 밝은 것으로 떠올라
길을 안내해줄 것이다
그대가
가는 길 무서워한다면
나 그대만의 달이 되어
어두운 밤 길을
환하게 밝혀
지켜줄 것이다
그대가 원하는 모든 것이 되어
그대만을 위한 내가 될 것이다
그 이유
누군가를 사랑함에는 이유가 있다
매일 보는 그대가 아름답다면
그 아름다움이 이유이고
그대와 함께 하는 순간이 즐겁다면
그 즐거움이 이유이고
그대 생각에 행복하다면
그 행복함이 이유이다
그리고
그대를 사랑함이
그 모든 것의 이유이다
기다림
무엇을 망설이느냐고
무엇을 기다리느냐고
물어본다면
그대를 만나기 위한 망설임이라고
그대와 사랑하기 위한 기다림이라고
왜 먼저 가지 않느냐고
왜 기다리고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길이 엇갈려 만나지 못한 그대가
나에게 오고 있다고
후에 만날 그대에게 보여줄
한 송이 꽃을 피우고 있다고
나는 대답할 것이다
박재혁 wogur4029@naver.com 010-4788-6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