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너는 무엇을 원했기에
그리 메말라갔니
너는 무엇이 슬펐기에
작은 바람에도 툭 떨어져 버렸니
영원히 바람에 떠밀려 날기를 원했지만
사람들의 발에 밟혀
온몸이 찌그러졌구나
그래도 아픈 것끼리 모여
또다른 아픔이 있는 내게
아름다운 사색을 선물해주어 고맙다.
단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으면
다시 풀고 여미면 되지
단추가 떨어졌으면
다시 주어 꿰매면 되지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얼마나 걸리겠어
그깟 거 다시 하면 되지
고민
고민은 중력이라고 생각해
중력은 곧 고민인 거지.
나를 땅으로 잡아당기고
나의 얼굴을 쳐지게 하고
발을 무겁게 하는 것.
안다는 것
아는것이 힘이 된다고 하지만,
잘 알기에 오히려 무서웠다.
넘어져 봐야 일어선다고 하지만
넘어져본 아픔을 알기에 더욱 무섭고 두려웠다.
영원하지 않을 거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이르게
감사하다 되뇐 것들은
언제 있었냐는 듯 제빨리 흩어져 사라졌다.
감사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감사하다고 되뇌이면, 또 다시
너무 소중한 이 일상들이 다시 사라질까 무서웠다.
공부
빗줄기 연신 쏟아지는 밤
흐릿한 밤길
깊은 웅덩이에 빠지며
어떻게 해야
또 다른 웅덩이를 피할 수 있는지
알수있었지.
그 빗길을 걷는다는 것은
삶을 걸어간다는 것
깊은 웅덩이에 빠진다는 것은
반드시 절망은 존재한다는 것
웅덩이를 인지하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삶의 지혜를 알게 되는 것.
비가 쏟아지는 길을 마냥 걸어 나가다
예상치 못한 웅덩이들을 만나며
새로운 인생을 공부해 나가지.
혼자
혼자 있는 난
밝은 전구 아래 있지만
눈은 너무도 어두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중력보다 더 강한 중력은
방바닥 밑으로 쉼 없이 끌어당겼고
저항하여 일어나 발을 딛지만,
나의 발바닥들은
한걸음 한걸음 나아 갈때 마다
울부짖음이 난무했으며,
눈은 멀쩡하지만 보이지 않아
아주 어두운 방 안 속에서
나 홀로 사투속에
시퍼런 멍을 지니었다.
이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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