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두리 posted Sep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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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의 다짐

 

 

오늘

하루

분홍색과 붉은색이

검은색과 흰색으로

뒤덮여

 

어느 구석탱이도

파란색이 있을 곳은

없다

 

여태 초록색과 노란색은

비어 있는지 오래

 

그간 회색빛이었는데

 

잠시 분홍색과 붉은 색이

내 입술 색을 붉게 물들인 것도

 

내겐

 

그저 갓 따온 실과를 맛보는 듯

달콤한 미소가 지어질 뿐이다

 

나는 그래도 검정 길을 걸어가

길 위로 파란색이 터져 나올

그때 회색빛 몸을 덮을지도 모르니

 

색이 서로 뒤섞인 바다에 빠져

온 몸이 공작의 날개처럼

변할지라도


머리에 달라붙은 색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나락() 의 구렁에 

벗어나지 못할지라도

 

그래도 나는 검정 길을 걸어가

내 몸에 파란색이 물들어질

날을 위해

    





 

가을바람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날

온 문을 닫았습니다.

쌀쌀하고 추워져서 말이죠

배를 채우고 싶어 뜨거운 음료를 마셨다가 혀가 데이고 말았습니다.

혀가 쓰라리고 피 냄새가 진동하여 몹시 괴로웠습니다.

 

쌀쌀해서 열려있는 문이란 모조리 닫아버렸는데

계속 보고 있자니

맘 한쪽도 쓰라렸습니다.

 

혀가 아팠던 것인지

마음이 아팠던 것인지

아직도 잘 가늠이 가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열어줄 수 없는 저에게도

속에 피 냄새가 가득할까요.

단지 쓰라릴 뿐인 가요

 

나를 추워지게 만든 바람이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바람이 나를 문 닫게 만든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먼저 닫은 게 아니니 내 혀가 쓰라린 것은

바람 탓이라고

 

그러니 바람이 내 고통을 책임져야 한다고.

하지만 바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내게 사과할 형체도 언어도 없습니다.

 

날 아프게 했으면 어서 나오라고 소리 질러도 나오지 않습니다.

바람은 알고 있을까요

바람이 추워서 내가 문을 닫은 것을요

그러니 바람이 나를 책임져야 한다고요

 

 

 



구슬픈 바람

 

 

 

바람이 나를 안았다

구슬프게 울면서 달려와

내 손을 잡고

내 몸을 안고

잘 있었느냐

괜찮았느냐

걱정 말거라

나를 향해

쉰 목소리로

바람이 말했다

 

아아

 

어렸을 적

나를 스쳐지나가던

그대가

나와 함께 춤을 추던

그대가

이젠 내 눈에 눈물을

닦아주는구나.

 

언제어디서든

네가 나와 함께

하니

 

나는 괜찮다

 

 

 

 

 

   

 

불빛

 

 

 

걸어가는 길목에

햇살이 비춰옵니다

 

내 눈

내 입

내 뺨

내 몸

내 마음

 

나의 모든 것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당신이 좋아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오늘은

조금 슬픈 날이었는데

약간 괴로워

어디론가 달려가고 싶었는데

나를 가만히 서있게 만들었습니다.

 

조금만 쉬라고

가만히 있어도

너를 위로해줄 수 있노라고


그대는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너 안의 맺힌 눈물을

저 멀리 하늘로 보내 주리라

 

굳은 마음 사이사이를

부드럽게

녹여 주리라

 

날 향한

당신은 하늘 속에 햇살이 아닌

내 마음 속의 불빛입니다.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면

 

 

당신을 향한 사랑을

매미로 표현할 수 있다면

온종일 시끄럽게 우는

매미의 울음소리입니다.

 

보고 싶어서 매일 같이

우는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향한 사랑을

해바라기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당신이 있는 곳을 저 멀리 바라보기만 하는

해바라기의 모습입니다.

 

보고 싶지만 차마 다가갈 수 없는

애달픈 슬픔입니다

 

당신을 향한 사랑을

보름달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당신이 거니는 어두운 하늘을 밝게 비춰주는

보름달의 마음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다 보여주지만

아침만 되면 태양에게 가려지는

애처로운 존재입니다

 

    




성명: 최수아

이메일 주소: chltndk555@naver.com

연락처: 010-8385-0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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