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그 시절,
그리움에 지쳐
밤하늘 별 하나 눈에 담지 않은 청춘이 어디 있으리오.
그 시절,
남이 행여 눈치챌라 가슴 속 깊은 곳에
꼬깃 꼬깃 숨겨놓은 사랑이 없던 청춘은 또 어디 있으리오.
그 시절,
고통 헤집고 빠져나간 심장 때문에
시퍼렇게 멍든 가슴 눈물로 씻어내지 않은 청춘이 어디 있으리오.
세월이 흘러 먼 훗날
술잔 속에 담겨있는 도수 높은 그리움을
한잔 가득 마셔보지 않은 이 또 어디 있으리까.
바람
너를 느꼈을 땐 너는 이미 사라지고
네가 내게 닿았을 땐 수줍은 듯 숨더니만
어느새 창가 옆 붉은 안시리움 꽃잎에 입맞춤을 하는구나.
불현듯 찾아와서 소리 없이 노닐다가
흔적일랑 남기고파 내 살갗 보듬더니
부끄러움 감추려 창 밖의 나뭇잎만 밀어내고 있구나.
뭉게구름 벗을 삼아 자유롭게 주유(周遊)해도
빈 곳에서 찾아와서 빈 곳으로 가야기에
떨칠 수 없는 외로움에 가끔은 소리 내어 울더구나
파리의 최후
멋진 붉은 카페트
길게 내민 개구리의 혀일 줄이야.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앨범 속 빛 바랜 사진 보며
그리움을 마시고 추억을 토해내는 것
나이가 든다는 것은
깃털처럼 가볍고 노쇠한 어머니 등에 업고
견디다 견디다 떨어뜨린 눈물 감추느라 고개를 떨구는 것
나이가 든다는 것은
넉넉한 너그러움에 부처의 온화한 미소가 보이고
그 중의 제일은 사랑으로 예수의 얼굴이 보이는 것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언젠가는 이름 모를 머나 먼 고향 별로 돌아가는 존재이기에
잠시 머무르는 이 곳에 행복한 흔적을 남기려고 하는 것
짝사랑
그 사람 내게 무심해도
설레는 이 마음은 변함이 없네.
그 사람 내 마음 몰라도
두근대는 이 가슴을 누를 길 없네.
짙은 안개라도 뿌려서
그 사람 가는 걸음 더디게 했으면.
소나기라도 내려서
그 사람 처마 밑에 서있게 했으면.
첫 눈이라도 흩날려서
그 사람 가는 걸음 멈추고 하늘 쳐다보게 했으면.
꿈속에선 그 사람 내 사람이 되어
애탔던 이 마음 흐르는 강물에 던지고 싶네.
그래도 외사랑 되기 싫어
오늘도 내 사랑 감추고 그 사람을 지나치네.
이름 : 이덕재
MP : 010 9044 2844
e-mail : icdkorea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