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젯 밤에 봄이
2.비행
3.유리문
4.백색왜성
5.열쇠
어젯 밤에 봄이
겨울은 어쩜 그리 색 없이 무정했던지.
이렇게 꾸짖듯, 봄은 꽃을 가지고 온 것이다
아빠가 크레파스를 사오신 그 이야기처럼
봄은 알록달록한 마음을 사가지고 온 것이다.
봄이 오고난 뒤 우리 머리맡에 놓여있는 것은
오랜만에 찾아와 미안한 아픈 사과였고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비행
비행이란 이름으로
벼랑 끝에서 떨어지던
수 많은 강물들은
결국에
구름이 되었다.
결국엔
땅이 그리워
빗방울로서 다시
돌아오겠지만.
유리문
미시오
그 한 마디에 의심 없이 밀어냈는데
반대편에 숨겨두었던 말
당기시오
백색왜성
일생을 부지런히 빛났던 작은 별이
일생의 고단을 내려놓고 빛을 거둔다
초라하게 작기에
적색거성이 되지 못한 작은 별은
주제에 맞게 작게 움추렸다
화려하게 빛났던 거대한 별들이
초신으로 우주의 꽃이 되어 은퇴했지만
일생을 부지런히 빛났던 작은 별은
그저
사륵. 하는 소리를 우주에 남긴 채
사라졌다.
열쇠
그토록 원하던 열쇠
드디어 얻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원했던 건
열쇠가 아니라 문을 여는 것이었습니다.
문을 연 후에 열쇠는 초라해집니다.
김혜성 010-5519-7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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