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5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민물가재)> 외 4편

by G.Fauré posted May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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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가재


민물가재 한바구니

우리 막내 멕이려구


닫힌 창호  멀찍이 

허겁지겁 먹는 모습 

지난 열흘 새끼 그림자가 부쩍 컸네 



봄날에

어떤 이는  눈에서 순수함이 보이고

어떤 이는  눈에서 우아함이 보인다더라

가슴으로 따스함으로 

너의 꽃을 피워주려

 없이 잊지말자 되뇌이며 바라봤던

  안에 담은 너를

사람들이 보았나보다

산기슭에 두루뭉실 구름   널려 있듯

아직은 때가 이른 너와 나의 마음들을

화알짝  피울 너와 나의 늦은 봄을 

산새들이 노래할  태연하게 기다린다


어느 잔상


달빛이 포근히 새벽을 감쌀 

 고향에 그리운  여인여인.


당신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다 못견뎌 나를 잊으려고

새까맣고도 커다란 피아노. 피아노.


 앞에 앉아 차가워진 손가락으로

건반을 눌렀다 뗐다  곡도  끝내지 못할 것이다.


겨울바람에 바짝말라 비틀어진 꽃잎에게도

가로등 지나쳐 돌아오지 못한 담배  장년에게도


삶이란 피차 죽지 못해 사는 

서로의 인연임을 고개 숙일  밖에


혼례


정성스레 약속하니 매화마냥 꽃이 피어

양볼짝에 찍힌 홍점 상서로워 보기 좋다


모든 생의 하얀 꽃은 피기 힘든 난꽃이라

총각들은 주머니에 하얀 씨만 가득하다


경사 날이 점을 찍고   빌어 달이 뜨면

홍점처럼 불그레진 술에 취한 어린 서방은

새색시가 피곤할까   방을 놓아준다


꽃이 지기로소니


꽃이 지기로소니 나는 벗을 잃었구나

돌아 돌아 외길인데 달리 걸을 뿐이구나


반쯤 풀려  하고 처진   제일  구녕으로

뻐끔뻐끔 연기놀음   없이 벌려보자


해가 끓어   뒤에 졸졸졸졸 시이커먼  양반이

과묵하고 과묵한데 낯빛  번을 못뵈었네


어둑어둑 집에 가야지 연기놀음 고만하고 이제 고만 집에 가야지

불씨 끄려 누우런 땅에  하고 수구리니


아이고!


돌아 돌아 오셨구료

오는 봄에 만납시다





*성명: 조우인

*이메일 : arete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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