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나락 외 4편

by TLIBAL posted Jul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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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아픔을 막기 위해 먹는 술은

나를 치유의 숲으로 안내하고

남들은 이해 못하는 나의 상처가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네.

 

아픔은 내게서 눈물을 앗아갔고

눈물은 슬픔을 남겨둔 채 멀어졌다.

 

나는 친구가 필요해

나를 위로해줄 친구가

나는 쉼터가 필요해

나를 치유해줄 쉼터가

나는 필요해

상처를 아물게 해줄

내 잃어버린 마음이.

 

어디로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을까

어두컴컴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세상.

 

내가 있는 곳은

아무도 없는 곳

내가 가려는 곳은

아무도 모르는 곳

나를 둘러싼 검은 안개는

끊임없이 외로움을 퍼뜨리네.

 

현실과 꿈 사이

아픔과 치유 사이

재생 불가한 상처를 입은

내가 있는 곳은

고독의 나락.


살생

 

생명의 불빛은

너무나 강인하면서 동시에

너무나도 가련하다.

불과 몇 분 전까지

타오르던 영혼의 그림자가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모습을 감춘 그림자는

내 뇌리에 박힌 듯

끊임없이 속삭이네.

분명

생명의 소중함을 알 터인데

순간의 실수가 하나의 불빛을 꺼버렸다.

실수라 칭하는 나의 행동은 살생이었고

무어라 변명할 수 없다.

바다에 던진 작은 돌멩이가

거대한 파도가 되어 돌아왔고

나는 돌을 던진 그날을 상기하며

그 파도를 피하지 않겠다.

살생의 책임은 끝나지 않는 죄책감 속에서

오직 용서만을 구하는 것일 터이니.


기억의 조차

 

기억 속에서

그대를 꺼낼 때

밀려오는 아픔은

지워지지 않는 건가

그저

추억으로 남길 순 없는 건가.

 

밀어내도

아무리 밀어내도

다시 되돌아오는 그날

그래서 벽을 쌓았는데

처음 며칠은 괜찮더만

어느 샌가 벽 너머가 보여

쌓았던 벽은 무너져 내렸네

아무리 도망가도

아무리 외면해도

내 머릿속에 박힌 너라는 사람은

잊혀지지가 않아

언젠가 너를 다 잊었다고 생각 한 적이 있었는데

순간이더라

얼마 안가서 너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 밀려오더라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말야.

너는 나를 비춰주는 달이기 때문에

너의 존재는 내 마음을 요동치게 해

너를 잊어야 한다는 마음과

너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너를 떠오르게 해.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해답은

나를 계속 아프게만 하네

힌트라도 주면 좋겠지만

막상 힌트를 받아도 나는,

 

나는 제자리일 것 같아.


비극

 

그날의 비극이

당신을 데려갔네

아주 비참하게

당신을 앗아갔네.

 

이승에서의

마지막 만남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

떠나가야만 했던

당신의 마음이

너무나 슬퍼,

내 안의 당신은

여전히 살아있는데.

 

그날의 헤어짐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이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 희망조차 사라졌네요

당신의 곁을 지킬 수 없지만

당신이 잠든 곳을 바라보며

제 마음만은

영원히 당신과 함께할게요.

 

암울했던 이 세상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신 당신

그곳은 행복하신가요

저도 곧 그곳으로 갈 테니

잠시만

아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당신과의 추억을 자줏빛에 녹여

세상에 우리의 흔적을 물들이고 가겠습니다.

 

그날의 공포와 두려움, 슬픔을 잊고

이제는 따스한 행복에 둘러싸여

그저 즐겁게 살아봅시다.


불꽃놀이

 

불꽃놀이처럼

아름답게 흩어지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밤하늘에 피는 꽃

그 황홀함에 젖어

내 마음은 신비로운 호수가 되고

붕 떠오른 감성은

아련하게 빛나는 배가 되어

잔잔한 호수의 물결을 가르네.

 

두 번 다시

이런 행복을 느끼지 못하리라

마치 꿈같은 순간이

영원한 놀이동산 같아

누군가 나를 데려가지 않으면

평생을 그곳에 있을 것 같아

쉽게 헤어 나올 수가 없어.

 

현실이 자아낸 꿈의 세상

멍하니 그곳을 바라보면

어느새 눈물이 흘러

그곳의 나는 웃으며 행복하지만

이곳의 난 그저 울고만 있어

아무리 애써도

그곳엔 닿을 수 없다는 걸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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