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빈 공간
하루가 꽉 채서 여유롭지 않을 때
커피로도 빈 공간을 채울 수 없을 때
덜어내자
쏟아내고
울어버리자
쫓기듯 바쁘고
하나의 꼬리엔
머리가 붙어있다
그 와중에 네가 보고싶다
너의 미소랑
찡그리듯 웃는
너의 얼굴이 보고싶다
바지선
무슨과에요?
라고 묻는 네 말에
요동치는 바지선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이 흔들렸다
차라리 그때 만나지 말걸
하는 후회
너 때문에 세상이 다 바뀌었다
세상의 중심이 되어버린 스마트폰
너의 연락
너만 기다리는 나
보고싶고 또 그립고 허망하다
널 만나고 나면 특히 더 그렇다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린것 처럼
그리움으로 깊게 파버린 구멍에
잠깐동안 너를 채우고 나면
널 좋아하는 크기만큼
더 깊어진 감정
너와 헤어지면 다시 찾아오는
공허함
하지만 더 커진 구멍
바보같이 표현 못하는 맘
혹시라도 너가 멀어질 까봐
겁이 나서, 차라리 지금의 관계라도
너만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겁쟁이처럼 숨기만 하는 바보
그냥 보고싶었다고 너만 생각났다고
모든 순간이 사물이 너로 겹쳐 보였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럴 배짱도 없는 나
순수를 잃어버린 미소
힘들다고 말하고 싶다
너무하다고 이 상황이
견디기 힘들다고 나 좀
도와 달라고 울면서
애원하고 싶다
얽매이지 않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돈
과 시간의 굴레
거절할 수 없는 부탁
웃으며 알겠다고 할 수 밖에 없는 나
내가 착하다고 생각하는 상대방
하지만 그게 사실은 아닌데
사람 좋은 미소로
숨기는 나
이제는 이 순박한 미소가
자동으로 나오는 나
순수함은 이제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