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
아픔을 막기 위해 먹는 술은
나를 치유의 숲으로 안내하고
남들은 이해 못하는 나의 상처가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네.
아픔은 내게서 눈물을 앗아갔고
눈물은 슬픔을 남겨둔 채 멀어졌다.
나는 친구가 필요해
나를 위로해줄 친구가
나는 쉼터가 필요해
나를 치유해줄 쉼터가
나는 필요해
상처를 아물게 해줄
내 잃어버린 마음이.
어디로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을까
어두컴컴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세상.
내가 있는 곳은
아무도 없는 곳
내가 가려는 곳은
아무도 모르는 곳
나를 둘러싼 검은 안개는
끊임없이 외로움을 퍼뜨리네.
현실과 꿈 사이
아픔과 치유 사이
재생 불가한 상처를 입은
내가 있는 곳은
고독의 나락.
살생
생명의 불빛은
너무나 강인하면서 동시에
너무나도 가련하다.
불과 몇 분 전까지
타오르던 영혼의 그림자가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모습을 감춘 그림자는
내 뇌리에 박힌 듯
끊임없이 속삭이네.
분명
생명의 소중함을 알 터인데
순간의 실수가 하나의 불빛을 꺼버렸다.
실수라 칭하는 나의 행동은 살생이었고
무어라 변명할 수 없다.
바다에 던진 작은 돌멩이가
거대한 파도가 되어 돌아왔고
나는 돌을 던진 그날을 상기하며
그 파도를 피하지 않겠다.
살생의 책임은 끝나지 않는 죄책감 속에서
오직 용서만을 구하는 것일 터이니.
기억의 조차
기억 속에서
그대를 꺼낼 때
밀려오는 아픔은
지워지지 않는 건가
그저
추억으로 남길 순 없는 건가.
밀어내도
아무리 밀어내도
다시 되돌아오는 그날
그래서 벽을 쌓았는데
처음 며칠은 괜찮더만
어느 샌가 벽 너머가 보여
쌓았던 벽은 무너져 내렸네
아무리 도망가도
아무리 외면해도
내 머릿속에 박힌 너라는 사람은
잊혀지지가 않아
언젠가 너를 다 잊었다고 생각 한 적이 있었는데
순간이더라
얼마 안가서 너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 밀려오더라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말야.
너는 나를 비춰주는 달이기 때문에
너의 존재는 내 마음을 요동치게 해
너를 잊어야 한다는 마음과
너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너를 떠오르게 해.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해답은
나를 계속 아프게만 하네
힌트라도 주면 좋겠지만
막상 힌트를 받아도 나는,
나는 제자리일 것 같아.
비극
그날의 비극이
당신을 데려갔네
아주 비참하게
당신을 앗아갔네.
이승에서의
마지막 만남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
떠나가야만 했던
당신의 마음이
너무나 슬퍼,
내 안의 당신은
여전히 살아있는데.
그날의 헤어짐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이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 희망조차 사라졌네요
당신의 곁을 지킬 수 없지만
당신이 잠든 곳을 바라보며
제 마음만은
영원히 당신과 함께할게요.
암울했던 이 세상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신 당신
그곳은 행복하신가요
저도 곧 그곳으로 갈 테니
잠시만
아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당신과의 추억을 자줏빛에 녹여
세상에 우리의 흔적을 물들이고 가겠습니다.
그날의 공포와 두려움, 슬픔을 잊고
이제는 따스한 행복에 둘러싸여
그저 즐겁게 살아봅시다.
불꽃놀이
불꽃놀이처럼
아름답게 흩어지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밤하늘에 피는 꽃
그 황홀함에 젖어
내 마음은 신비로운 호수가 되고
붕 떠오른 감성은
아련하게 빛나는 배가 되어
잔잔한 호수의 물결을 가르네.
두 번 다시
이런 행복을 느끼지 못하리라
마치 꿈같은 순간이
영원한 놀이동산 같아
누군가 나를 데려가지 않으면
평생을 그곳에 있을 것 같아
쉽게 헤어 나올 수가 없어.
현실이 자아낸 꿈의 세상
멍하니 그곳을 바라보면
어느새 눈물이 흘러
그곳의 나는 웃으며 행복하지만
이곳의 난 그저 울고만 있어
아무리 애써도
그곳엔 닿을 수 없다는 걸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