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
1.그림자
2.나비
3.여행
4.이 삶의 끝자락에서
5.가을이 지나면
그림자
너는 진정 무엇이
두렵기에 빛에 나타나
어둠에 숨는 것이냐
나 또한 너와 같이
어둠이 두렵구나
그런 너와 나는
서로의 비겁한 모습만
닳아 가는구나
나비
따스한 햇살
내비치는
향긋한 개나리에
잠시 몸을 가무며
오늘도 그 아름다움
휘날리면 떠나가네
여행
발길이
이끄는 곳으로
손길이
닿는 곳으로
그렇게
시작되었네
사막 같은
이 삶을
떠나가는 여정이
이 삶의 끝자락에서
되돌아오는
시간 속
되돌림 되는
이 삶이 싫었다
같은 시간 속
같은 삶
되돌아 오는
시간 속
반복되는
삶일 뿐
그러한 삶은
삶의 끝자락에 선 나에게
삶의 시작을 주었네
가을이 지나면
가을이
지나면
수 없이
떨어진
낙엽이 속
잊혀졌다는
그대의
마음도
떨어져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