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에게 건내는 말
유 용 수
한기가 몸을 흔들며
잠깐 일어나 봐. / 칭얼대기에
눈꺼풀이 내려앉은 새벽을 바라보니
싸락싸락 봄눈이 내렸다.
장롱 구석에 숨은 파카를
괜시리 만지작대다
조용히 밖으로 나가
눈길에 발자국을 남기고 속삭여본다
달 보며 출근하시는 아버지
저만큼 바삐 사는 이 있구나
작은 위안이 되시길
우주비행
유 용 수
용이 헤엄치고 다녔다던
용유도 해변가
초승달을 닮아있네
수면에 넘실거리는 별빛을
조개껍대기처럼 즈려밟아
끝에서 끝까지 걸어보네
발자국은 파도에 실려갔지만
나도 닐 암스트롱이라
봄
유 용 수
민들레가 하늘나라로 올라가고 있다. 하이얀 털옷을 입고
겨울도 아닌데
우리 할아버지도 흰옷을 입었다
겨울도 아닌데
곤란한 질문
유 용 수
펜을 들고 묻는다
갈매기야 너의 밤하늘은 왜
주근깨 반짝반짝 박혀있어
동심은 나이를 먹을까
유 용 수
새싹들이
개구리 우는 소리 내고
벚꽃 만개하니
대추를 닮은 아저씨
폴짝 뛰노네
응모자 : 유 용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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