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 외4편

by myung posted Jun 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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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


바람 한 점 없는 산모퉁이

마음 걸터앉았습니다

 

저 달빛

나를 비추고 내리쳐

조용히 모이고 쌓여

우리의 사랑이 되었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조각별이 떠오릅니다

별들 속에 유난히 작고 흐릿한 별

그래도 당신의 별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외로운 별

당신도 외로운 별

우린 모여서 온 세상을 반짝이는 큰 별이 되었습니다

 

어둠으로 하루를 내려앉으며

그대는 나의 별로 맞이할 수 있고

당신은 홀로 나를 지킬 수 있고

끝없는 속삭임으로 사랑노래 부를 수 있겠지요

 

 

   그대는 꽃

 

외롭게 걷는 숲길은

고요의 풍경을 내려주고

어쩌면 그대는

보일 듯 말 듯 깊은 골짜기 숨어서

피어오르는 꽃과 같은 지라

 

더 낮은 자세로

가냘픈 허리 굽어보이며

마음 열어야 보이는

그대가 꽃인 줄 몰랐습니다

 

여름의 태양빛에 그을어

꽃봉오리 맺은 그대는 꽃

내 가슴 속

안개꽃처럼 하얀 이슬 맺힌 당신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서도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지친

내 사랑의 영원한 꽃이 되어주었습니다

 

태양의 빛살이 긁히고

바람살에 찢긴 나뭇잎들도

뜨거운 사랑의 불을 집히니

그대는 아침에 피는 나의 꽃이었습니다

 

저녁노을 질 무렵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노라면

마음 언저리 오솔길 따라 가만가만 찾아오는 이

그대는 진정 나의 꽃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리움은 바람결에 소리 없이 사라져 버렸지만

 

 

 

 

  마음의 뜨락

 

여름내 거만한 그을음

억셈을 불끈 쥐고

내 뜻을 만들어가는 진행자의 꿈

 

어느 센가 모퉁이 돌아 나오는

마음 물살엔

일렁이는 바닷물도

그냥 되돌리 수 없는 삶의 한 자락

 

예절한 손마디에 꼭 얽어 맨

찬란한 은빛 구슬 메운 보자기 가방

고운때 묻어

내안에 소우주의 철조망 사이로

무성하게 뻗어가는 잎새의 그늘처럼

 

언제나 불어오는 거친 비바람

허물어져 내리는 담벼락의 소리

반향하는 내 마음 옛 기운 머문 자리

그래도, 침묵의 눈빛으로 위로의 노래 부르리

 

내 마음의 뜨락엔

지지 않을 인생의 꽃이 핀다

담담한 마음끼리

굳어서

탄탄한 믿음의 반석이 되었다.

 

 

 

   세상 속에서

 

빌딩 숲에서 동그랗게

낮힘을 뒤로하고 보름달이 떠오릅니다

 

달빛 속에 비친 누군가가 잠들고

잎새 사이 풀벌레

삶을 위한 자장가 노래

쉼 없이 멈추지 않는다

 

흙빛 속에서 삶을 찾습니다

때로는 달빛을 밟아가며

침묵하면서 세상을 노래합니다

 

삶은 나의 것

너의 것

우리의 것

이렇게 내일을 향해 걸어갑니다

 

낮달에 위로받은 별들이여

샛별은 어머니의 아침밥을 알려줍니다

요란한 빌딩 숲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너무나 따스한 줄 알았습니다

 

잠깐 세상일 접어 두고

빌딩숲 그늘 아래에서

스쳐지나가는 누구일지언정

내 사랑이라 믿으면 안고 싶습니다

 

가슴속에 달빛 받은 사랑 탑

부풀어 오르는 풍선처럼 탱탱한 모습으로

하늘 높이 솟아올라

세상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었습니다

 

저녁 무렵

 

산등성이 노파의 마음  걸터앉았다

서녘하늘

한 무리 기러기 떼들 점점이 그림을 그린다

오늘 하루도 즐거움 기쁨 마침표로

내려앉은 붉은 노을은

미래의 열린 마음의 꽃인지라

누군가에게 열어줄 수 있는 넓은 성

낮달이 차오른다

어느새 어둠이 대지를 젖신다

한 무리 기러기 떼는 어디로 가는 걸까

무엇이 그들을 부르기에 날개 빛결이

노을에 한 장의 컷 사진으로 반사된다

노을 속에 잠겨 어둠을 안아 버렸다

별이 떠오른다 누구의 별일까

밤이슬 맞으며 익숙한 삶의 일터를 세워본다

기러기 떼들 지나간 흔적처럼

내 마음 자꾸 비워간다

누군가

어디서 밀려오는 빈 마음을 채워볼까

왠지 채워줄 것 같은 누군가가 있기에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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