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겨울바다
기억의 지꺼기들은 놓아버리자.
차가운 저 바람속에 불러보내자
상처는 이름만으로 상처일뿐이다.
되새김의 잔상으로 고통을 짖이겨 내야 할까?
모래알처럼 많은 이야기들을 바다는 침묵으로 덮어버린다.
아픔을 가질려고 애쓰지 말자
이 넓은 해안에 누구인가 쏟아낸 고통의 파편들
울부짖는 소리들
파도는 하얗게 지우개로 지우고 있다.
파도도 바위에 부딪쳐 상처로 억눌져있다.
아프다고 외치지 않았다.
자연의 순리처럼
살아가는 일에 다가오는 하나의 과정처럼
파도는 날마다 부딪치며 강인해지고 있었다.
인간만이 아파서 우는 줄알았다.
삶의 고민과 이념의 갈대에서 고통받는 줄 알았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바다는 수 없이 울고 있었다.
매서운 바람은 창가와 나무를 흔들고 가고
바다에 놓여진 모든 것들은 쓸어버리듯 불어제꼈다.
휘 이 잉
휘,,이,,잉
도와달라고 부탁할 수도
누구에게도 말할 수도
사정을 들을 줄 이도 없다는
홀로
다가오는 폭풍우를 인고의 단어하나를 가지며
찬란히 다가올 그 부드러운 태양의 미소를 간직하며
바다는 그 시간을 울부짖으며 견디어 내고 있었다.
2 부부
너무 가까워서 서로 깊이를 알지 못한다
다 털어버려서 감출것이 없어서 감추어야 했다.
모든 것을 드러나 버려서 가려야했다.
손짓하나
눈 움직임
콧등에서 나는 미묘한 냄새
말을 건네지 않아도 다가오는 촉감
마음속에 일어나는 생각하나에도 알고 있는 거리
숟가락,젓가락 방향에도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읽는다.
너무 알아서 두려워
홀로 장막을 친다.
그러나
외로움에 지쳐서 하나씩 부수는 장막은
자신도 모르게 다시 세우기를 반복한다
무수한 인연의 겁
스스로 쌓아놓은 생각의 덫
만나서 아프고
살면서 더 미워하게 되는
애증의 깊음
미움이 큰 것일까?
사랑이 더 깊은 것일까?
후회가 많은 것일까?
과거로의 돌아감이 더 나을까?
삶에 지친 우리들
문득
우리는 탄탄한 동아줄처럼
평행선이 되어
서로의 버팀목이 되고 있었다.
3 커피
커피콩을 갈아야한다
일어날 이유처럼
향긋한 냄새에 취해야한다
그 뜨거운 열기와 검붉은 색은 하얀잔에 담겨져 나온다.
누구를 위해서 마시는 것인가?
날마다
날마다
살아가는 길에 열어젖힌 향기들
삶의 위안들
작은 상처들
늘려진 일거리들앞에서
마치 기도하듯
대면하는 여유
검붉어서 차가운 열기는
살아가는데 냉정을 가지라며
아침부터 쏴아 파도처럼 물밀듯 다가온다.
4.수다
카톡에다 대고 조잘거려야 했다.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야했다.
어느집에 무슨일이 일어나는 것이 중요했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은 애기꺼리
그렇다 새로울 것도 없다
고만고만한 이야기에 지쳐버렸는지
이제는 연속극이야기로 등장했다..
누가 어떻고
하얀 지우개
아무말 할 수 없는 처지를 아는 친구는 서서히 전화를 하지 않았다.
시간은 흘러가고
각자 삶은 대로에 닦여진 길만 가면 되었다.
돌아볼기만 할 뿐
이제는 새로운 시도도 없다.
상처에 흔들리기도 싫다
남들보기에는 너무 평범한 삶으로 보여지기를 원했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뛰쳐나온 연속극의 여자들은
미쳐보였다.
날개를 접은 새처럼
반복되는 톱니바퀴
가끔은 지치다고 해도
톱니바퀴자국을 벗어난 삶의 댓가가 너무 고달프다는 것을 알기에
매일 그 자리를 유지하기위해
모든 것이 잘 되어진다고 하기위해
무쇠불로 달구어진 예리한칼날처럼
다른사람의 상처에 즐거워해야할
좀비로 서서히 바뀌어져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