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
나무는 결국 꽃을 놓아주었다
꽃이 좋아서 꽃을 놓아주었다
꽃은 나풀나풀 나비가 되었다
바람따라 바람따라
저 멀리 더 멀리
나비는 날고 또 날았다
이상한 나무가 있었다
꽃을 기다려서
사계절내내 꽃이 피지 않는
이름 없는 나무 하나가 있었다
소꿉놀이
나는 멋진 아빠
너는 예쁜 엄마
나뭇잎도 맛있게 먹던
그때의 소꿉놀이
뭘 하든 하하호호
뭘하든 낄낄깔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놀이었다
놀이.
그냥 놀이었다
선인장
살기 위해서
어떻게든 살아 남기 위해서
나는 변했고
결국 살아남았다
뒤늦게 꽃을 피워보지만
이미 변한 나에겐
그 어떤 나비 찾아올까
연
인연이 아니었다
내 마음 속에 너무 깊이 박혀서
이건 인연인 줄 알았는데
그저 지나쳐가는 우연이었다
끊어질 듯 말 듯한 붉은 실 한오라기
그걸 끝까지 놓지 않는다면
언젠간 언젠간
인연으로 뭉쳐질 거라는 바보같은 생각.
그래서 그 바보는 끝까지 잡고 있을 거 같다
꽈악 힘 주어 어떻게든 붙잡고 있을 거 같다
상대평가 절대평가
남들은 더 힘들다고
너는 그나마 편하다고
우리 때는 너보다 더 힘들었다고
지금은 그나마 살기 좋아졌다고
내가 안 힘든건
아니잖아요.
성명: 유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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