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無名 외 2편

by 구름과 posted Jan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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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

이름없는 슬픔이 밀물처럼 차오른다.

묵묵한 날들이 가면 썰물처럼 밀려간다.

파도가 부셔지면

부셔지는 소리마다 너는 부풀어오르고

또 가라앉고 어느새 너는 봄보름마냥 차오르겠지.


안정되기 위해 불안정한 無明의 날들은

無名의 使命


누군가를 밝혀주는 名이 아닌

命으로 너를 明하고 滅하라


그 것의 너의 使命이자 死命


달과 나의 상관관계

달빛이 흐드러지는 날엔

괜시리 자기모멸에 빠지게 됩니다.

달을 보아하니 모난데 없이 둥그런 것이

꼭 나의 조각과는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난 생각, 모난 돌에 정 맞듯

제 자신이 꼭 구름에 가려진 달 같습니다.

지금은 나를 멸시하지만 구름이 개고나면

둥그런 달처럼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보름달이 아닌 달과 제 조각은 또 어떨까요.

모든 달이 둥글지 않듯이

나는 언제나 둥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달의 삭망월처럼 시시때때로 변하는 제 마음도

자연의 섭리로 여겨버립시다.

그래서 자기모멸에서 빠져나와

온전히 나를 위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입을 막는가

우는 자리 가득한 애달픈 숲에서

우린 나무를 볼 수 있을까.

감정이 억압되는 고요한 세상 속에서

조용하지만 알짜배기인 거친 탁류를

응당 틀리게만 보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린 어쩌면 잡초를 여리게만 보는 것이 아닐까.

단단한 아스팔트 속에서 피어나오는 용맹함을

누군가 지탄하는 것이 아닐까.


‘침묵’

그 것은 침묵이 아니다.

피가 짓이겨진 강박이다.

한 그루의 나무를 위해서는

새 시대의 해돋이가 필요하다.

그 나무들은 응당 숲이 될 것이다.


성명김지윤

이메일: jins2_@naver.com

연락처: 010-807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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