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차 창작 콘테스트 시공모_ 계절을 담는 정류장 외 4편

by 윤정민 posted Feb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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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담는 정류장


벚꽃이 만개하며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봄의 정류장


초록이 무성하고

매미가 노래하는

여름의 정류장


단풍비가

땅을 적시고 물들이는

가을의 정류장


눈이 하늘하늘 내려

온통 하얀으로 뒤덮인

겨울의 정류장


분홍과 초록,

주황과 하얀의 계절

그 모든 것을 담는 정류장



달과 별이 일자리를 읽은 시대


아주 먼 옛날부터

쉴 새 없이 바빴던 달과 별


길 잃은 나그네,

밤길 밝혀주는 달

밤길 안내하는 별


한탄하는 사람들,

가만가만 들어주는 달

구슬피 눈물 흘리는 별


잠시 쉬어갈 때는

강물을 거울삼아

꽃단장하는 달과 별


그러나 시간이 너무 흐른 탓일까

그 시간 속에서 자꾸만 변해가는 사람들 탓일까

더 이상 할 것이 없어진 달과 별

정신 차려 보니 일자리를 잃은 달과 별


불쌍한 달

안쓰러운 별

이제는 오롯이 떠 있기만 한 행성일 뿐



동심


옥상 난간을 꽉 붙잡고

아득한 밑을 바라보며

오금 저려 하면서도

깔깔 거리며 웃곤 했던 때가 있었지


화단에 피어난 꽃이

너무나 어여뻐 꺾어가려다

꽃이 아파하면 어떡하지

조심스레 손을 거두었던 때가 있었지


산속을 거닐다가

물웅덩이 속 올챙이라도 발견하면

언제 개구리 되려나 가만가만

들여다보며 설레어 하던 때가 있었지


마음 한 구석

웅크리고 있는 조그마한 동심 하나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랬던 때가

내게도 있었지



우물


벽돌로 둘러싸여져

주변이 어두컴컴한 우물 속


나는 이곳에서 무얼 해야 하나

보이는 거라곤

올려다 보아야 하는

하늘뿐인데


그래,

하늘 한번 만져보자

하늘에 한번 안겨보자


하늘 향해

우물 밖을 기어 올라 나오니

주변에 펼쳐지는

들판과 나무와 꽃들


보지 못했구나, 미련했구나

주변이 막혀 보이는 거라곤

하늘뿐이니

오직 그뿐이라 생각했구나



화분


마음속에 습기가 차서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참으로 울적한 날입니다.


이 마음, 습기를 머금어 줄

화분 하나를 샀습니다.


어여쁜 꽃을 피워낸

화분이 대견하고 아름답습니다.


화분 속 흙을 만져보니

때마침 메말라 있네요


저는 고개 숙여 물을 붓습니다.




성명 : 윤정민

이메일 : tksekf1004@naver.com

전화번호 : 010-4754-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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