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응모 그만할래 외 4편

by 박정완 posted Oct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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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할래

살아야 하는데 이제 더는 그러고 싶지 않아.
너의 죽음만큼 내가 더 살아야 하는데
이제 그런 건 생각하고 싶지 않아.

아, 살아야 하는데, 살고 싶은데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말을
너는 이해할 수 있을까?

머리가 아파, 매일 마신 술에 속이 쓰려.
그 무엇보다도 너를 잃은 내 마음이 썩어들어가.
나는 나를 벌 주는 사람인가 봐.


잘 가

네 앞에 앉으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네 곁이 좋아서 한참을 앉아만 있는다.

그러다 네가 일어나면 나는 아쉬운 마음에
너에게 웃으며 말하곤 한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너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너의 표정과 목소리에
나는 자주 흔들리곤 해.

사랑할 자격 없지만,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
사랑함으로써 사랑하길 원해.


별빛

저 많은 별들 중에
날 비추는 별이 하나쯤은 있겠지,
생각했는데 착각이더라고.

많다고 해서 내 것이 되는 건 아냐.
우연에 기대어 기다리기만 해선
평생 별 볼 일 없겠지.


양가감정

죽어야 한다.
죽어야 한다고, 내게 말하지 마라.
너는 그때 그 자리에 없었지 않느냐.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한다고, 내게 말하지 마라.
너는 그때 그 감정을 모르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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