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틸란드시아>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꼴이
삐뚤빼뚤 꼬부라진 꼴이
더 큰 누구에 붙어 기생하는 꼴이
꼭 우리네 세상사 같어서
그래서 꼴도 보기 싫어서
당장 내버리려다가
지들끼리 의지하며 똘똘 뭉친 것이
척박한 환경에도 강인하게 생존하는 것이
뿌리 없이도 꿋꿋이 살아가는 것이
꼭 우리 힘없는 서민들 같어서
그래서 왠지 맘이 애잔해서
한참을 바라보고 섰다
생겨먹은 대로 꼴도 보기 싫다가도
알면 알수록 눈에 밟힌다
맘까지 복잡하게 하는 애증의 이름
수염 틸란드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