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와 시 어느곳
캄캄한 곳에 내가 있었다
그곳은 너무나 어둡고, 무섭고, 슬펐다
고귀한 것이 날 불렀을 때
난 온 힘을 다해, 내 몸을 부수며 다가갔었다
어둠에서 도망쳤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온몸을 다해 울 수 있었다
눈 조자 마주칠 수 없던 너무나 밝은 곳에 내가 있었다
그때는 너무나 바빠서 어둠이 와야만 쉴 수 있었고
부끄럽게도
눈을 똑바로 뜨고 밝음을 즐길 수도 없었다
여전히 모든 곳이 어둡고 무섭고 슬펐다
너무나 밝고 어두운 2시 경대병원 옥상
고귀한 것 이 나에게 손짓할때
난 온 힘을 다해 내 몸을 부수기 위해 뛰었다
너무나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에서 도망쳤을 때
다리뼈와 마음이 산산조각 난 채로 눈을 떴을 때
보였다
언제나 떨어지지 않고 떨어질 수 없는 빛과 어둠이
드디어 보여서
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혼을 다해 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