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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웃다가 웃으면 얼굴에 혹 난대요
진심의 뿌리 끝까지 우리는 알 수 없어서
여러 얼굴이 있다고 거짓말을 친대요
차라리 우울과 기쁨을 좀 섞어서 약을
만들어볼까요 아 너무 늦었네요
세상에서 극단적으로 똑똑한 자가
사람들에게 제일 맛있는 약을 선사한데요
가고 싶지도 않은 자아속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네요 신산한 기분에 세모금의 물을
기계처럼 들이켜 알약을 쑤셔넣어요
자! 이제 3시간 후에는 분명히 잠이 올거에요
마법사가 이젠 필요 없어요. 난 분명히 뭔가를 아니까.
안다는 것은 독이에요. 영화의 스포일러를 먼저 보고
수학 문제의 답을 먼저보고 삶을 베껴적는 거니까요.
선생님께 유일하게 들은 말이 있어요.
넌 참 솔직하다고. 그 모습이 아름답고 현실감있다고.
무언가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것은
내게 독을 가지는 것밖에는 안되요.
무엇이든지 잘생긴 면을 봐야 되고 우리는 그것을 섬겨야
해요. 부처상이든 예수님이든 우리는 가슴에 평생 품을
자를 우는 사자처럼 찾아다닙니다.
완벽자! 내가 느낄 수도 없고 내가 갈수도 없는
그런 길을 간 자를 나는 내 가슴속에 약을 투여하듯이
그가 도망가기 전에 내 가슴속에 투여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 밤의 유일한 처방입니다. 아멘.

 

 


 

 

 

글자의 죽음


겁이 많은 글자는 책에서 움직일 수 없다 자신의 세력을 불려야만
자신이 과거라는 페이지에서 무언가 생각했는지 말았는지 자신을
죽여야만 하는 그의 심리에 대해 공부해보도록 하자
해가 뜨는 게 가슴에서는 해가 지는 게 되서 가슴을 먼저 식히고
그 해를 죽이는 게 그녀에게 일이 되었는데
궁금한 게 혈관을 타고 오르는 겁없는 피만큼 돋아오르는 물컹한 것들
을 사모하면서 굳이 해를 동서남북으로 잘라서 상처의 빗면에
붙이고 해는 살아가면서 생명처럼 필요하지만 속에서 거쳐가다가
못된 이물감과 질문들을 몇개 주고는 허허 거리면서 웃어제끼지
나를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니가 더 허무해질 거라고.
글자는 쓸수 없다 쓰여져야만 한다 그렇다 너는 나를 죽일 수 없고
너는 항상 내 안에 있다 못된 글자를 만나 내가 너를 몇번이나
중얼거리고 거짓 감정을 토해낼 때 가슴안에 있는 태양은 조금
뚜벅인다 글자를 전송하는 전자기기의 웃긴 사고를 기억한다
컴퓨터 책상위에 피부 연고 위에 올려져 있는 너를 모르고
화가 나서 책상을 쳤더니 커피잔에 빠진 너를 기억한다
글자는 그렇게 쉽게 죽더라, 내 안에서는 깊게 조각을 사각사각
새기면서, 너는 정말 무섭더라, 나는 웃음을 잃어버렸다.
이번 휴가는 죽음으로써 맞이해버렸다.

 

 

 

 

 

고해


아무나 받아들이는 저를 용서하십시오
아무데나 굴러다니는 더러운 저를 용서하십시오
사람도 죽고 땅에 묻히면 썩는데
흙에 묻혀도 몇년간 더 사는 저를 용서하십시오
비린내가 나도 피가 묻은 흉기인지 생선이 들어있는 지
알려주지 않는 나를 용서하십시오
겉과 속이 똑같은 검정비닐로 된 저를 용서하십시오
원하지 않는 누구에게는 친절하지 않고
누구에게는 제 역할을 하는 저를 용서하십시오
아무도 안지 않으면 빈 몸이 되어
이 곳 저 곳 떠돌아다니거나
봉지묶음 속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리는 저를 용서하십시오
슈퍼에서 손 내미는 당신에게
나는 배시시 살을 내밀며 웃고 있습니다
무거워질 당신을 위한 구원의 손길인거죠,
거친 피부가 아니라도 좋아요.
당신의 무거운 괴로움에 긁혀 찢어져도 좋아요.
내 죄를 사할 수만 있다면요.

 

 

 

 

낙엽의 순례


나는 약했대요
툭하고 만지면 부서지는
철 지난 삭은 낙엽 같았대요
홀로 지는 낙엽이라 외로워보였대요
나는 부서져
추운 공기가 흐르는 그럭저럭
신산하고 가난한 모래가 되었죠
매우 몸이 가벼워요
이제 바람에 쓸려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나뭇가지에 묶인 순진한 삶은 거절합니다
어디든 끈을 엮는 거미처럼 살고 싶어요
못내 거미를 따라합니다

거미는 온갖 낮밤을 횡횡이 휘젓고 다니듯이
나는 도시의 매우 밝은 네온사인 아래에서
죄인처럼 방황하다가 결국
행인의 발바닥에 붙어 땀 범벅 눈물 범벅
여러 날을 뜬 눈으로 지새기도 했어요
일종의 고행인거죠

영락없는 하늘이 우렁차게 기침을 하면
나는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오기로 합니다
비가 내리네요 울어주는 건가요
그늘지고 습한 곳
하늘에서 제일 먼 곳으로 나는 누워있어요
장례가 시작된거죠 

 

 

 

사람 사는 세상


오늘은 정말 구역질이 날 거 같은 날이다
지네처럼 신음소리내며 기어나가 컵라면을 사왔는데
맛이 비리다 컵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벌컥거리며
먹던 나를 기억한다
슬퍼진다 속이 울렁거린다

두 시간 전에
시내로 차 마시러 나간다고 유난떨며
버스를 타고 가는데
매서운 1월에 한시간 거리의 병원을 걸어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나는 봤다
헬쓱한 얼굴에 흰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는
60대 노년의 남자

왠지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아버렸다
그 순간
속이 울렁거렸다
내 속의 바다가 출렁거렸다
눈으로 짠 바닷물이 흘렀다

오늘은 일진이 좋다기에 억지로 나선 발걸음
집에 혼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나서
다시 돌이키는데

이 고단한 삶에게 의자를 내어주는 사람이 없다
아무런 소식이 없다
나는 매일 우체통을 확인한다
채팅창을 열어본다
커피를 주섬주섬 들이킨다

 

 

 

이주영

lilac9204@gmail.com

010-3441-2407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6.08.18 01:36
    흠... 좋습니다... ^_^
  • profile
    korean 2016.10.30 16:27
    잘 감상했습니다.
    열심히 습작을 거듭해나가다보면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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