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한국인] 제 20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 배고픈 달팽이 외 4편

by 태백이 posted Dec 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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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달팽이

배고픈 달팽이가

저 멀리있는 싱싱한 배춧잎을 향해

열심히 기어가고 또 기어가고 있다.

드디어 달팽이는 배춧잎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눈 앞에 두고도 먹지 못했다.

열심히 기어 왔지만 그 사이 시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달팽이는 이미 시들어진 배춧잎처럼 너덜너덜 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고픈 달팽이는 오늘도 싱싱한 배춧잎을 찾아 앞으로 기어간다.


나의 하루도 나의 인생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배고픈 달팽이처럼 열심히 기어왔다.

그러나 내 눈 앞에 있던 목표는

멀리서 보았을 때 처럼 싱싱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고픈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왔다 간다.



물결이 잔잔히 왔다.

바람이 살랑히 왔다.


너가 간다.

내 마음의 전부인 너가

물결처럼 바람처럼 왔다 간다.


손을 뻗어 잡아본다.

잡아지지 않는다.


물결이 세차게 간다.

바람이 강하게 간다.

너가 갔다.



나, 너, 우리.


나의 사랑과 너의 사랑이 만나

우리가 태어났다.

기쁨도 행복도 뒤로 한채

나는 우리가 두려워졌다.


내가 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아는 우리가 두렵다.


하지만 두렵다고 우리를 사랑하지 않을 순 없다.

나는 이 모든걸 겪으면서 엄마가 되어가는걸까?


나는 오늘도 열렬히 우리를 사랑한다.


머리카락



머리카락이 한웅큼 빠졌다.

한가닥 한가닥에 내 일생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머리카락을 한참 쳐다보았다.


빠진 머리카락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내 일생 속에서

추억이라는 이름아래 비참하고 처절했던 기억까지

버려졌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이 별

내 마음속은

가로등 하나없는 시골길 밤하늘이였다.

내 마음속에 너라는 별이 떴다.


나의 마음은 너로인해 환해졌고

너의 마음은 나로인해 깜깜진 듯 했다.


나는 너에게 이별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내 마음속은

너라는 별이 뜨기 전보다 더 어두운 밤하늘이 되어버렸다.



작성자  : 이현아

메일  :  hyunah0829@naver.com

핸드폰 : 010 - 2721 - 9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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