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작 <달맞이 꽃>외 4편

by 김대로 posted Oct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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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맞이 꽃

 

낮에도 창문을 닫고 밖을 보지 않는 사람

그가 창문을 열고 날 보았으면.......

 

해가 져갈 때도 오랫동안

건너편 창가에서 애타게 기다려도

그는 창문을 열지 않는구나

 

어두운 밤이 하늘을 끌어안을 적에

나는 창가에서 홀로 슬픔에 젖어 조는데

어느새 열려있는 어둡지 않은 너의 창은

몽롱(朦朧)한 나의 꿈결일까?

 

탐스러운 달빛이 그 어느 때보다도 향기로울 적에

은은한 향기(香氣)로 노오랗게 빛나는 달맞이 꽃 한 송이를

너의 창에 바치고 싶다.

 

밤에도 창문을 닫고 밖을 보지 않는 사람

그가 창문을 열고 나를 보았으면........

 

 

 

2. 봄날의 꿈

 

아, 따스한 햇살에

잠에서 깨어나

아름다운 봄날을

만끽 하여라

 

환희(幻戲)여,

유혹(誘惑)이여

 

흐드러지는 꽃향기(香氣)

환상(幻想)처럼 빛나는

눈부신 풍경(風景)들

 

어지러이 흩날리는

꽃잎들의 그림자

그대를 감싸는 따뜻한

봄바람이 산뜻해

 

아, 아름다운 봄날은

달빛마저도 눈부시구나

어두운 밤도

수정(水晶)처럼 깨어져내려

 

아, 그대의 봄날은

너무나 아름다워

신(神)조차도 질투(嫉妬)할 정도로

 

 

탐스러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처럼

꿈결처럼 찬란(燦爛)한

그대여, 사랑해주오

덧없는 꿈일지라도

사랑해주시오

부서질 정도로

힘껏 사랑해주오

 

 

설레는 마음

꽃보다도 향기(香氣)로운

그대는 나의 여신(女神)

어둠 속에 얼어있던

내 심장(心臟)을 녹여주오

 

아아, 아름다운 그대의

미소(微笑)에 꽃이 피어나고

그 찬란(燦爛)함에 나는 눈이 멀어버린 채

꿈속을, 환상(幻想) 속을

이리저리 거니는 구나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다운

그대의 모습

허무(虛無)마저도 불태우는

그대의 찬란(燦爛)함

 

아, 한낮의 단 꿈이여

 

아름답게 만발(滿發)한 꽃들이여, 흩날려라

깨어져 내리는 보석(寶石) 같은 달빛이여, 더욱 더 눈부시게 빛나거라

 

아아, 그대의 아름다운

봄날 밤은

내 가슴 속 어둠마저도

 

그렇게 빛으로 정화(淨化)시켜 버린 채로

꽃잎처럼 깨어져 흩날리게 해

 

아, 아름다운 봄날의 꿈이여

이대로 내 곁에 있어주오

아아, 아름다운 그대여

오, 영원(永遠)히 내 곁에.......

꿈이라면 제발

깨지 말아다오

영원(永遠)히.......

 

 

 

 

 

 

 

3. 허상(虛像)의 노예(奴隸)

 

하루하루

검은 강(江)을 향해

정신(精神)없이 내달리다

숨을 헐떡이며 지친 채로

너무나 목이 마른 나머지

금지(禁止)된 과실(果實)을 한 입 크게 베어 물고 마는

인간(人間)의 어리석음

 

입 안을 가득 채운 달콤함이 불러오는 것은

오직 파멸(破滅) 뿐

다시, 또 다시

오직 파멸(破滅) 만이 있을 뿐

 

어리석은 탐욕(貪慾)에 빠진 채

이리저리 헤매다

 

편안(便安)히 눈조차도 감지 못한 채

괴로움에 떨며 다시 미궁(迷宮) 속을 헤매는구나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가?

너를 애타게 부르는 이 손짓이

흑, 소리 죽여 울 뿐인

나약한 너는

허상(虛像)의 노예(奴隸)구나

 


수천 겁(數千劫)  수억 겁(數億劫)동안

애타게 기다리다

시작한 끝없는 여행(旅行)

 

헤매이고 헤매이다

길을 잃은 채

갈피를 못 잡고 주저앉고 말았구나

 

너의 업(業)으로 그려진

저 하늘의 그 그림은

어떠한 모습인가 ?

 

아, 한 없이 헤매이다

지쳐버린 채

쓰러져 버리는구나

하, 그 어떤 삶을 살아도

만족(滿足)이란 것은 결국 없구나

 

조금도, 조금도 느낄 수조차 없는가?

너를 향해 보내는 이 신호(信號)를

 

하나도, 하나도 알아채지 못하는가?

너의 긴 여정(旅情)을 끝낼 바람을

 

후우우

 

아, 미망(迷妄)에 젖은 채 방황(彷徨)하고 또 방황(彷徨)한다

 

설령 천년(千年)을 산다 해도

깨닫지는 못하리

한 꿈에서 다른 꿈으로 갈아탈 뿐인

어리석은 너의 영혼(靈魂)

 

조금도,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가?

너를 부르는 무한(無限)의 리듬이

 

흑, 울음조차도 들리지 않는

귀머거리가 되어

끝없이 돌고 도는구나

 




 

4. 떠나보내다, 내 사랑을

 

내 사랑도

내 질투(嫉妬)도

어리석음도

죽여주고 가시오

내 사랑

 

내 집착(執着)과

그 밖의

모든 번뇌(煩惱)들도

수의(壽衣)로 감아 가져가시오

내 사랑

 

머나먼 바다 끝으로 떠나기 전에

허락(許諾)해 주오, 아름다운 그대의 입술에 입 맞출 수 있도록

 

죽음의 신(神)이 검은 배를 타고 그대를 데리러 올적에

검푸른 바람결에 펄럭이는 그대의 수의(壽衣)자락

 

새하얀 넋들로 가득 찬

그 배에 그대도 오르는 구려

 

그대여, 사랑하는 그대여

나도 함께 데려가 주면 안 되오?

 

덧없이 검푸른 바다 위로 쏟아져 내리는

무수(無數)한 별빛들도

새하얗게 불타 버린 채

환상(幻想) 속을 벗어나는구나

 

내 마음에 번뇌(煩惱)의 꽃을 가득 피워 두고

떠나버린 그대여, 부디 잘 가오

 

그대는 더 이상 꿈조차도

꾸지 않을 테니

편히 잘 가시오

 

환상(幻想) 속에서

아름다운 꿈을 꾸다

깨어나 버린

사랑스런 그대여, 잘 가시오

 

나는 아직도 이 꿈 속에서

깨지 못한 채로

어리석게도 오직 그대만 그릴 뿐이네

 

그대가 떠난 뒤에도

시들 줄을 모르고

내 가슴 속에

한층 더 아름답게 만발하는

번뇌(煩惱)의 꽃들이여

향기로이 피어 뽐내는 그 자태

너무도 잔인(殘忍)하구나

 

 

아름답게 피었으면

곧 지는 것이

꽃의 숙명(宿命)일진대, 아아

 

어째서 너희들은

단 한 송이도

시들 줄을 모르느냐?

무너져 내리고

찢겨지는

내 가슴도, 아아아

나는 언제가 되어야 그대에게로 갈 수 있을까?

어리석은 나는 그저 공허(空虛)한 푸른 하늘만 바라보며

그대를 그릴 뿐이네

 

 

 

 

5. 현실도피(現實逃避)

 

떠나고 싶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아무도 모르는, 아무도 모를

그곳으로.

 

저 먼 바다로부터 불어온 시원한 바람이

멋지게 솟아오른 이름 모를 나무들을

어루만지며

온갖 빛깔의 새들이 지저귀는-

 

사시사철 향그러운 꽃과 열매들로 가득할 그곳으로.

이 더러운 세상(世上)의 어디에도 없고

아무 곳에도 없으며, 그 어떤 곳에도 없을, 그곳으로

조용히 떠나고 싶다.

 

떠나고 싶다.

나는 떠나기를 간절(懇切)히 소망(所望)한다.

나를 끝없이 괴롭히는

온갖 번뇌(煩惱)들조차도

청량(淸涼)한 바람으로 새하얗게 태워버릴

무한(無限)의 낙원(樂園)으로.

 



 

 

     응모자 성명: 김대로

     이메일: duqrlkdr@naver.com

      HP:   010-8644-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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