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겨울]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오늘따라 매섭게 느껴지는 건
멋있어만 보였던 푸른 솔잎이
오늘따라 날카롭게 보이는 건
부드럽게만 느껴지던 눈송이가
오늘따라 차갑게 느껴지는 건
내 곁을 스치는 그대의 눈빛이
시리도록 무심해 보였기 때문인가
[겨울.. 그리고 봄]
시린 겨울바람에
서서히 얼어가는 연못은
봄이 오면 녹을 것이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앙상하게 변해버린 나무도
봄이 오면 푸른 잎을 피울 것이다.
차가운 그대 눈빛에
상처받은 내 마음도
봄이 오면 새 살이 돋을 것이다.
따스한 바람에 연못이 녹았듯이
따스한 햇빛에 잎을 피웠듯이
[하늘]
하늘이 항상 푸르른 것은 아니다.
태양에 붉게 타오를 때도 있고,
새털구름, 양털구름 모여 하얀 때도 있고,
달을 띄우곤 짙게 어두워 질 때도 있다.
그러나 항상 머리 들면 보이는 하늘처럼
너도 내 곁에만 서 있어라.
네가 어떤 색 옷을 입어도 상관없다.
네가 어떻던 너일 테니까.
[너의 따스함]
매미 소리와 함께 짙푸른 옷을 입는 줄 알았더니
어느새 색색의 단풍 옷을 입었구나.
오늘 네 옷 하나를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가
문고리에 달아둘 것이다.
문을 열 때마다 너의 따스한 색을 볼 수 있도록
문을 닫을 때마다 너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매미]
매미야
너는 무엇이 보고 싶었기에
그리도 오랜 시간을 땅속에서 있었느냐
매미야
너는 이 세상에서 보고 싶은 것을 보았느냐.
매미야
[인연]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이라
누가 말했었는데
넌 나와 스쳐 지나갔는가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이라
누가 말했었는데
넌 나에게 스며들었는가
네가 나와 스치지 않았어도 좋다 생각했는데
네가 나에게 스며들지 않아도 좋다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 보다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이라
누가 말했었는데
난 아예 네게 물들어 버렸다 보다.
이름 : 소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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