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울지 말아요, 아르젠티나여
- 은유시인 -
일찍이
세계열강 대열에
그대의 깃발을 휘날리던
아르젠티나여
그댄
진정 신의 축복이었으리라
광활한 대지
끝 가는 줄 모르고
천연의 보고
활화산처럼 분출하니
그댄
진정 신의 선택이었으리라
백의의 천사
그대 아르젠티나여
그 영광이
신의 노여움을 불러왔는가
그 번영이
악의 세력을 불러왔는가
어둠의 메피스트가 칼을 들어
그대의 심장을 도려내고
그대의 음혈을 짓이긴 날
하늘은 눈을 감았으리
땅은 숨을 죽였으리
오랜 역사의 뒤안길
스페인 핍박에서
그대 민중
자유의 화신이 되어
강토에 혈(血)과 육(肉)을 흩뿌렸으리라
한 점 영혼들이
수억 겹 쌓여
그대 후손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하늘에 닿는 탑이 되었으리라
정의의 화신
그대 아르젠티나여
그대가 흘린 피가
강이 되어 흐른다하여도
그대가 뿌린 살점이
산이 되어 뻗는다하여도
그대 민중
철창에 감금되어
자유는 저 멀리 떠있는 구름같구나
그대 민중
족쇄에 억압되어
정의는 저 멀리 흐르는 강물같구나
신을 닮은 악마들이
개선장군 되어
그대 혈육을 삼킨다하여도
신이라 불리우는 악마들이
심판관 되어
그대 사지를 난도질한다하여도
스스로 신이라 일컫는 악마들이
주재자 되어
그대 영혼을 유린한다하여도
그대 아르젠티나여
깨어있으라
그대 아르젠티나여
영원히
깨어있으라
그대 아르젠티나여
영원히
영원히
깨어있으라.
200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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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 背景
남미 남동부에 위치한 공화국으로 남미에선 유일하게 백인의 손으로 세워진 백인의 나라, ‘에바페론’의 슬픈 영혼이 떠올려지는 나라, ‘팜파’(온대초원)와 ‘가우초’(카우보이)의 나라라 일컬어지는 아르헨티나는 1940년대엔 세계 4대 부국이었던 나라로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민을 선망하였던 나라였다.
면적으로는 세계 제 8위로 276만여 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과 목재, 구리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3,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나라이다.
16세기 중엽부터 스페인의 식민지였다가 1816년 7월 9일 독립 이래 정쟁과 내란, 혁명 등이 끊이질 않고 역대정권의 부정부패와 경제정책의 실책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외채 1550억 달러의 국제수지악화 등 또 다시 ‘디폴트’(국가 부도사태)선언 직전에 놓여 국민경제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었다. 무능하고 썩어빠진 정치인들과 나태하고 오염된 관료들이 나라를 절단 낸 것이다.
따라서 오늘 정치, 사회, 경제 등 총체적 혼란에 빠져 국민 모두가 절망 속에 처해 있는 가운데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의 전격사임 뉴스를 보고 시 한수 읊어 본 것이다. 과거 우리 자신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