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이루지 못한 사랑
- 은유시인 -
우리는
슬픈 영화를 보면
그 영화 속의 주인공이 마치 나인 양
그 슬픈 분위기에 동화되어
스스로 억제치 못하고 눈물을 흘리게 된다
우리는
슬픈 내용의 글을 읽다보면
마찬가지로 내가 겪는 슬픔인 양
슬픈 감정의 골에 침잠(沈潛)하여
헤어 나오길 거부한다
하물며
그것이 사랑이라면
남녀 간에 얽힌 사랑이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면
결국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면
더욱 애절한
사랑이기에
슬픈 가락 읊조리는 비파처럼
가녀린 심성
그 슬픔 탄조(彈調)하리라.
- 은유시인의 [단편소설]‘김성혜, 그리고 그녀의 슬픈 사랑이야기’에서 -
2001/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