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악몽(惡夢)
- 은유시인 -
한밤중에
홀연히 찾아온 손님이 있어
하얀 모시적삼 입고 하얀 고깔 쓴 여인들
빙글빙글 방안을 어지럽게 돌며
나지막이 부르는 노래
- 니나니 니나니 니……
언뜻 잠에서 깨어 바라보니
잠자는 식솔의 얼굴마다
얹어지듯 포개지는 하얀 너울들
- 니나니 니나니 니……
천상의 음률(音律)인가
귀신의 주술(呪術)인가
이어질 듯
끊어질 듯
하얀 승무 휘도는 표정 없는 여인들
- 니나니 니나니 니…….
200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