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단풍(丹楓)
- 은유시인 -
지난여름 내내 그 혹독한 땡볕에
그 자신을 얼마나 달궜으면
그 푸르름이 천도(薦度)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분신(焚身)을 꿈꾸었으랴
드넓게 펼쳐진 망망 산하(山河)
깊은 골짜기마다 음습한 계곡마다
지글지글 끓는 태양의 코로나
시뻘겋게 타들어간 안토시안
마지막 정염(情炎) 다투어 불사르려는
수목(樹木)의 열정은
서로 간에 태우고 또 태워도
그저 적멸(寂滅)엔 이르지 못하네
지금 삼천리는 온통
울긋불긋
비애(悲哀)의 불바다를 사른다.
2009/09/28/0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