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낙엽해방구
- 은유시인 -
한땐 그 푸르름이란 이름으로 견고한 족쇄에 갇혀왔던
갈변(褐變)의 영혼들이 비로소
시한부 자유를 얻어 시공간을 활공한다
그중 가벼운 것들은
나풀나풀, 나비가 되어야 하고
그중 진중한 것들은
나즈막히 내려와 스스로를 대지에 묻어야한다
엄숙한 장례의 절차 앞에선
예외 없이 창백하다
바람에 실려온 자유로운 영혼들이
쌓이고 쌓이고 또 덧쌓인 영겁의 지층,
낙엽의 오래된 옛무덤 앞에선
예외 없이
그 장중함에 고개 숙인다
지금 대지는 낙엽해방구,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 소리 없는
전쟁이 치열하다
결빙의 시대를 거쳐 해빙이 올지라도
미토콘드리아 리보솜 엽록소…
무릇 생명의 기원 또한 대지의 가쁜 숨으로 잉태되지 않는다면,
그대여, 어찌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으랴
20141028/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