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수선화(水仙花)
- 은유시인 -
물속에 투영된 그림자가 너무 아름다워
자신을 끔찍이 사랑했었던 나르시소스
기어이 꽃망울 터뜨리지도 못하고 산화해버린
슬픈 전설만큼이나 처절한 아름다움이여
눈부시게 빛나는 백색 화관
황금빛 찬란한 초롱 지녔어도
수줍은 모습 처녀를 닮았구나
진실은 저 멀리 떠도는 구름과 같고
머잖아 사라질 허황한 무지개 같은 것
세상에 오로지 변치 않을 것이 있다면 애틋한 사랑이리라
그대 가슴 저리게 하는 처절한 사랑이리라.
2003/08/04/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