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영하 영점 오도(-0.5℃)
- 은유시인 -
올 겨울 처음 맞는 지독한 추위
온도계 눈금이 영도에 조금 못미처
강한 바닷바람에
체감온도 영하 십이도
간밤에 덮던 오리털이불
들쳐진 사이를 비집는 차가운 손길
맞부딪히는 이빨 시린 두 발
새우처럼 쪼그린 채 긴 밤 지새웠네
몰아치는 강풍 창문마다 덜덜덜 울어 젖히고
혼백인양 부르르르 떨어대던 블라인드
온 몸이 차디찬 돌처럼 굳어
비로소 눈덩이같은 비애에 사로 잡혔네.
2002/12/11/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