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일그러진 자화상(自畵像)
- 은유시인 -
춤을 춘다 너울너울 춤을 춘다
휘돌아간다 둥글게 휘돌아간다
나의 존재 이 안에 있고
너의 존재 또한 이 안에 있다
촛불을 밝힌다 색색의 촛불을 밝힌다
촛불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사물을 붉게 물들여가며
너울너울 춤을 춘다
나의 존재 흘러내리는 촛농이라면
너의 존재 꺼멓게 솟아오르는 그을음이다
퇴락한 삶의 나락 그 쓰디쓴 추억
배설구 찾아 맴도는 욕구
면경(面鏡)에 비쳐진 허울이 안타깝다.
200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