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침묵(沈默)
- 은유시인 -
분명 너는 너의 그 좁은 가슴속 켜켜이 쌓인 할 말들
무던히 삭히고 있겠지
너의 굳게 닫힌 입술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난 내 손가락의
각질 진 상처만큼이나 잘 알고 있지
우린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려할수록 서로에 대한
안타까움 안고 저마다 가슴속 저 한 켠
쓰디 쓴 눈물 쌓고 있겠지
우린 서로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굳이 서로
애써 부정하려고 하지
우린 서로에게 겨누는 잔인한 칼끝이 결국 자신에게 상처가
되어 돌아 올 줄 뻔히 알면서도
부질없이 서로에게 상처 주려하지
내가 너의 눈을 굳이 마주 보지 않는다 해도 또한 네가 나의
눈을 굳이 마주 보지 않는다 해도 우린 느낌으로 서로가
무엇을 말하려하는지 잘 알고 있지
분명 너의 가슴속에 쌓여있는 수많은 응어리들이 나로 인한
골 깊은 감정들로 뭉쳐진 것을 나로 인한 침묵으로 굳어진 것을
난 내 손가락의 각질 진 상처만큼이나 잘 알고 있지.
2002/11/02/2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