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몽(夢)-2
- 은유시인 -
나는 누워 있다
나는 천정(天井)을 헤아리고 있다
천정이 돌기 시작한다
뱅글뱅글뱅글 팽글팽글팽글……
긴 회오리터널이 나타난다
긴 회오리터널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내 몸은 가볍게 떠돌아다닌다
가고자 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유영한다
나의 실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나의 형상이 보이지도 않는다
감각도 의식도 생각도 존재도 사그라지고
내게 속한 모든 것이 적멸(寂滅)한 듯 공허하다
무언가가 다가온다
그리고 나를 안혼(眼昏)하게 감싼다
감각도 없다
의식도 없다
생각도 없다
존재도 없다
나는 부유(浮遊)하고 있다
나를 에워 싼 것은 공허한 어둠뿐이다
나는 여전히 누워 있다
나는 여전히 천정(天井)을 헤아리고 있다.
200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