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방랑자(放浪者)
- 은유시인 -
어머니,
지난 세월
바쁘게 달려왔건만
왜 달려왔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지난 세월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만
무슨 일을 왜 열심히 했는지 그 기억이 없습니다
어머니,
지난 세월
깨어 있을 때보다도 잠들었을 때가 더 많았습니다
모든 일이 꿈결같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지난 세월
행복했을 때보다도 불행했을 때가 더 많았습니다
가슴속 그득 찬 응어리가 쉬 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당신 아들을 위해
남은 세월 마지막 이정표가 되어 주소서
남아있는 여정을 올곧게 밝혀 주소서.
200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