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황비(凰飛)
- 은유시인 -
1
태초에
하늘이 열리고
대해와 대지가 어울러 배수진 치던 날
우주를 주재하는 영(靈)이 있어
억조 만물 창조하시고
한 영웅 세우시더라
기개는 칼끝 같아
하늘을 찌르고
웅지는 태산 같아
가늠할 수 없도다
대지는 광활하여 그 끝닿는데 없고
전사들 말발굽 소리 노도와 같도다
도도한 강물 협곡을 가로질러 거칠 것 없고
영웅의 기상 감히 대적할 자 없도다
2
허황된 간웅들 창궐하여
천지를 농간하고
교활한 무리들 단합하여
이치를 절단 내고
비열한 족속들 웅거하여
순리를 역행한다
기개는 차디찬 서릿발에 누이고
웅지는 천애에 바스러져 흐트러지고
영웅의 기상은 어디로 갔는가
반만년 긴 세월
용솟음치는 기상 꺾고
혈육 파쇄 되는 통절 씹으며
인고의 틀 속에 갇혔었노라
3
머잖아
하늘이 찢기고
대지가 뒤틀리는
천지개벽하는 날이 오면
새로운 영웅 우리 앞에 서리니
온 세상 억조 만물 지배하게 되리라
천군만마의 기상
절대적 위엄,
우주를 포용하는 심대함
이름 하여
凰飛라 하리라.
2003/07/29/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