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친구(親舊)
- 은유시인 -
더불어 공유하는 것들을 친구라 한다면
내게도 수많은 친구가 있다오
살아오면서 숱한 것들이 내 곁에 머물며
함께 공유하며 살맛을 주다가
어느 날 안개 흩어지듯 멀어져 간다오
마리라는 스피츠도 그리하였고
콩콩이란 바둑이도 그리하였고
영재니 학천이니 상범이니 하는 꼬추친구들
수동이니 창원이니 순배니 하는 학창친구들
10년 넘게 채웠었던 낡은 일기장도
에스 원 프로라는 디지털카메라도……
이미 떠나갔을지라도
언젠가는 떠날지라도
내겐 결코 잊을 수 없는 친구들이라오
오늘도 사이버에서 만나는 숱한 친구들
비록 한 때의 외로움을 함께 할지라도
영원히 내게 남을 친구들이라오.
2004/11/1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