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더 라스트미션
- 은유시인 -
세상의 종말이 예고되고 검은 장막이 서서히 드리워졌다
세상의 피에로들은 각자가 익힌 재능만큼 허재비 띄운다
사랑도 증오도 기쁨도 슬픔도 은혜도 원한도 애정도 분노도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과 기억 영겁의 시간과 더불어 소멸되니
장엄하고 거룩한 의식의 막바지에 더 라스트미션이 펼쳐진다
하늘이 주저앉고 땅이 움푹 패며 지옥의 문이 활짝 열렸다
인간들과 축생들 모두 살 구멍 찾아 이리 뛰고 저리 뛴다
고상함도 저급함도 우아함도 촌스러움도 느긋함도 조급함도
절대공포 속에서는 모든 체면과 인간다움마저 한갓 물거품이니
모든 것들이 뒤엉킨 아수라장 속에 더 라스트미션이 펼쳐진다.
※ 더 라스트미션 : 마지막 절차.
하나님의 중재로 인한 최후의 심판일 수도 있고, 천국과 지옥으로 가름하는 순서일 수도 있다. 인간은 그 누구도 죄를 범치 않고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 고로 인간 세계에는 절대 선과 절대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2010/09/15/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