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그리운 사람
- 은유시인 -
아득히 먼 산자락
아지랑이 몽실몽실 피어오르면
그때마다 문득 그리운 사람
무성한 보리잎사귀
소슬한 바람 얼싸얼싸 부둥켜안고 출렁일 때면
그때마다 더욱 그리운 사람
저 공허한 하늘
코발트빛으로 짙게 물들어 가물가물 눈부실 때면
그때마다 너무나 그리운 사람
막연한 그리움 쫓아
텅 빈 가슴 앞세우고 훠이훠이 내달릴 때면
그때마다 하염없이 그리운 사람
내가 그대이고 그대가 나이듯이
우리 둘 하나 되어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산자락 내닫고 싶어라
내가 그대이고 그대가 나이듯이
우리 둘 하나 되어
보리잎사귀 출렁이는 고랑길 마냥 뛰고 싶어라
내가 그대이고 그대가 나이듯이
우리 둘 하나 되어
잔디동산 누워 코발트빛 하늘 가늠하고 싶어라
세월의 무상함 뒤로하고
인생의 무상함 뒤로하고
오로지 그대와의 사랑만이 영원함을 확인하고 싶어라.
2002/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