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이다바야, 네 색시 왔다
- 은유시인 -
임금이는
의정부 살 때
우리 집 식모 이름
임금이는
충청도 어드멘가 고향인 방년 십팔 세
키 크고 마른 편에 걸걸한 성격이 좋았다
임금이는
밥 비벼 먹고 난 그릇 물에 헹궈 마시면
복이 붙는다했다
임금이는
우리 옆집 중국집 스물여섯 살 이다바와
몰래 연애를 했다
임금이는
고향 간다며 훌쩍 떠난 뒤 오랜 만에 다시 찾아왔는데
색동치마저고리로 곱게 단장하였다
다섯 살 소년
너무 반가움에 겨워
중국집 대고 큰소리 외쳤다
- 이다바야!
네 색시 왔다 임금이 왔어
빨랑 나와서 연애해! 키스해!
※ 이다바 : 중국집 요리사를 일컫던 말.
200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