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진정, 그대 삶 밝히는 촛불이 되리라
- 은유시인 -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너를 지켜보는 나의 눈망울은 안타까움에 마냥 눈물겹구나
이것이 사랑이라는 허울로부터 잉태된 감정이라면
감정의 타래를 풀 길 없어 눈물 맺힌 시야로 망연히 그대를 더듬노라
태초 이래 억만 겁 겹겹이 누적된 인연의 업보에서
애오라지 나의 사랑 나의 기쁨 나의 희망 나의 삶의 존재여
나의 삶 모든 가치와 연속성은 그대란 존재로부터 오고
그로 인해 내가 다시 존재하게 되었구나
모든 생의 기억을 망각시키는 고요의 검은 바다
이 어둠의 짙은 마성(魔性)이 우리에겐 결코 장애가 될 수 없을지니
오늘 이 타오르는 촛불에 나 그대 눈빛 보며 절규하리라
내 한 몸 태움으로 인해 그 형형한 빛이 어둠을 능히 거둘 수 있으리니
꺼져가는 회한의 늪에서 끝없는 나락의 수렁에서
어떠한 시련과 고통 그리고 두려움이 있을지라도
가녀린 너의 어깨를 연약한 너의 심성을 감싸 안으며
나 그대 동반자 되어 그대의 삶을 조율(調律)하리라
나의 존재가 그대의 존재로부터 나올지니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인 것을
이 긴 어둠의 미로 속을 헤어날 바 몰라 위태하게 헤매고 있을 그대여
나 오늘 진정, 그대 삶 밝히는 촛불이 되리라.
2002/02/18